4만원대 요금제 신설 긍정적…여전히 ‘중간 요금제’ 없어
SKT ‘30% 인하 온라인 요금제’ 통과 시 경쟁 본격화 전망
LG유플러스가 새해 5세대 이동통신(5G) 중저가 요금제 경쟁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기존에 없던 월 4만원대 기본 요금제를 신설하고, 5만원대 요금제는 제공 데이터양을 늘렸다.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혜택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기존에 있던 4만원대 시니어·청소년 요금제와 비교하면 혜택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 여전히 5만원대 요금제 위로 데이터양이 100기가바이트(GB) 이상 차이나는 7만원대 요금제 외에 선택지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오는 11일 월 4만7000원에 5G 데이터 6GB를 제공하는 ‘5G 슬림+’ 요금제를 출시한다. 데이터 소진 후에는 400킬로비피에스(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선택약정을 적용하면 월 3만5250원으로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기존 4만원대 LG유플러스 5G 요금제는 ‘5G 라이트 청소년’과 ‘5G 라이트 시니어’가 유일했다. 월 4만5000원에 데이터 8GB를 주고, 소진 후 최대 1메가비피에스(Mbps) 속도로 무제한 제공한다.
신규 요금제보다 기존 라이트·시니어 요금제가 더 저렴하면서도 데이터는 더 주는 셈이다. 데이터 소진 시 무제한 이용 가능한 최대 속도도 더 빠르다. 특정 연령층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혜택에서 꽤 많은 차이가 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라이트·시니어 요금제는 특정 연령층에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기본 요금제에 포함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기본 요금제 중에서는 월 5만5000원에 9GB를 제공하는 ‘5G 라이트’가 가장 저렴한 요금제였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9일부터 이를 ‘5G 라이트+’로 개편한다.
월 이용료는 똑같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12GB로 3GB를 더 준다. 단, 신규 가입자 대상 요금제여서 기존 가입자들은 반드시 요금제 변경 절차를 거쳐야 바뀐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5만5000원 5G 라이트+ 바로 위 요금제는 월 7만5000원에 데이터 150GB를 제공하는 ‘5G 스탠다드’가 유일하다. 만약 소비자가 월 데이터 50GB 정도만 이용하고 싶어도 7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하는 방법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이 경우 100GB가량의 데이터를 매달 낭비하면서 돈은 2만원 더 내야 한다.
다른 이통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10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4만원대 요금제(5G 세이브·월 4만5000원·5G)를 출시하며 요금 경쟁을 주도한 KT도 10GB를 제공하는 ‘5G 슬림’(월 5만5000원) 요금제 바로 위에 ‘5G 심플’(월 6만9000원·110GB) 요금제만 있을 뿐 중간이 없다.
SK텔레콤은 아직 월 4만원대 5G 요금제도 없다.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9GB를 제공하는 ‘슬림’과 7만5000원에 200GB를 제공하는 ‘5GX스탠다드’ 간 차이도 크게 벌어진다.
SK텔레콤은 현재 기존보다 30% 저렴한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규 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제출했다.
월 5만5000원 ‘슬림’(9GB), 월 7만5000원 ‘5GX스탠다드’(200GB), 월 8만9000원 ‘5GX프라임’(완전 무제한) 요금제에서 30%가량 값을 낮춰 각각 월 3만원대, 5만원대, 6만원대로 인하하는 내용이다. 대신 무약정 기준으로 공시지원금과 25% 선택약정할인 혜택은 받을 수 없다. 결합상품 혜택도 제외된다.
SK텔레콤 요금 신고서가 통과되면서 이통 3사 중저가 5G 요금제 경쟁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가 6만원대로 내려가면서 타사에서도 관련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