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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넷플릭스 엑소더스' 부추기나…시장 재편 변수로


입력 2021.05.24 14:03 수정 2021.05.24 14:03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빨라진 콘텐츠 소비·계절적 비수기 영향…토종 업체는 ‘선방’

IPTV와 달리 ‘제로섬 시장’ 아냐…콘텐츠 차별화가 생존 좌우

넷플릭스 서비스 화면.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공고할 것 같았던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 수가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빨라지면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핵심인 넷플릭스 엑소더스(대탈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토종 OTT 업체들은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지속적인 플랫폼 차별화 전략을 통해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24일 NHN DATA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애플리케이션(앱)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OTT는 선두 서비스 넷플릭스를 비롯해 대부분 앱의 설치 수가 10% 이상 상승했다.


넷플릭스 설치 수가 16% 상승한 가운데, 티빙이 19%, 웨이브가 11%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토종 OTT 업체의 선전이 이어졌다. 왓챠는 40%의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상위 서비스들과 격차를 줄였다. 지난해 연말 출시된 쿠팡플레이는 지난 1월 대비 설치 수가 95% 이상 급등했다.


전체적으로 설치 수는 증가했으나, 이용자 수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808만35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823만6288명) 대비 15만2787명(1.9%) 감소한 수치다.


NHN DATA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애플리케이션(앱) 트렌드 리포트’의 OTT 분석 인포그래픽.ⓒNHN DATA

넷플릭스 이용자는 올해 1월 899만3785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넷플릭스 이용자가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 앱 설치 수가 증가한 것 이상으로 기존 가입자들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넷플릭스 이용자는 줄어들고 있다. 넷플릭스의 1분기 글로벌 신규 가입자는 398만명으로 전년 동기(1600만명)의 25% 수준에 그치는 등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혜 효과가 감소하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와 달리 토종 OTT들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웨이브 국내 MAU는 올해 1월 371만3427만명을 기록한 뒤 2월 331만 명대로 감소했으나 3~4월에는 연속으로 370만명대로 다시 올라섰다.


티빙은 1월 311만9928명에서 2월 276만명대로 감소한 뒤 3월 327만명대, 4월 293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2~4월 이용자 감소는 봄철 나들이 수요가 증가한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있다”며 “하지만 같은 여건에서도 지상파 방영 일정의 영향을 크게 받는 웨이브는 이용자가 오히려 증가했는데, 이를 통해 플랫폼별 차별화 전략과 콘텐츠 파워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 OTT ‘디즈니+’ 로고 ⓒ 디즈니

올 하반기에는 월트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 국내 진출이 예고돼있다. 2019년 11월부터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는 2024년으로 예상했던 목표 가입자 수 6000만명을 지난해 7월 조기 달성하는 등 넷플릭스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고 있다.


디즈니+는 2016년 인터넷(IP)TV나 지상파TV 방송사와의 제휴 없이 단독으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와 달리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국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더 빠르게 국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KT와 LG유플러스가 현재 디즈니+와의 제휴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경우 박정호 사장이 직접 디즈니+와 제휴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디즈니+는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대표 콘텐츠 ‘마블 히어로 시리즈’를 앞세워 가입자를 빠르게 늘려나갈 전망이다. 넷플릭스를 제치고 1위 업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디즈니+ 진입과 동시에 시장 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넷플릭스와 디즈니, 웨이브의 3강 구도로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OTT는 IPTV와 다르게 가입자를 서로 빼앗아오는 ‘제로섬 시장’이 아닌 만큼, 현재 순위가 낮은 업체도 콘텐츠 경쟁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점유율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지속적인 콘텐츠 차별화 전략이 생존 자체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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