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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정해인의 '베테랑2', 선과 악 아닌, 신념과 신념의 충돌


입력 2024.09.10 08:46 수정 2024.09.10 08:4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9월 13일 개봉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흥행 순위 8위에 빛나는 '베테랑'이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선과 악의 구도였던 1편에서 진화해 신념과 신념의 대결을 액션범죄극으로 만들어 무게감을 더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베테랑2'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 국내에서 첫 공개됐다.


'베테랑'은 1편 개봉 당시, 13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서도철(황정민 분), 조태오(유아인 분) 캐릭터도 함께 사랑 받았다. 특히 유아인표 조태오는 많은 매체에서 패러디되면서 유행어까지 남겼다.


류승완 감독은 속편의 흥행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기 보다는 '베테랑'의 세계관을 넓히고 메시지 중심의 전개를 택했다. 최근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적 제재와 사이버 렉카, 가해자들의 가벼운 처벌 등이 '베테랑2'의 배경이 됐다. 전편과 가장 큰 차이점은 선과 악의 대결 구도가 아닌 신념과 신념의 대립이다.


류승완 감독은 "빌런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정작 영화는 누가 빌런인지 중요한 게 아닌, 빌런이 하는 행위와 행위에 따른 여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 우리가 분노하고, 반응하는 사건들에 대해 우리의 반응은 옳은가, 정당 한가 스스로 생각할 때가 많았다.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내가 제공 되는 정보의 소스만을 가지고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그걸 내 안에서 판단을 쉽게 내버리고, 다른 이슈가 생기면 넘어가버리고. 개인이 내린 판결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개인과 사회는 계속 굴러가고 있다. 그런 현상에 대해 '잘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과 악의 대결보다는 정의와 신념이 충돌하는 구도로 만들면 어떨까 싶더라.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 후 속 시원한 해답을 가지고 가는 것보다 토론해 볼 만한 질문 거리를 가지고 극장을 나서길 바랐다. 이 영화 속에서 다루는 빌런의 서사를 친절히 설명해서 답을 완결시키는 게 아닌, '저 사람 왜 그런 거지? 어떤 출발점이 있는 거지?' 행위의 무게감은 다를지라도 사회에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생각과 질문, 토론이 이루어지려면 명확한 답보다는 궁금증, 호기심을 유지시키는 게 중요했다"라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또한 사이버 렉카들이 상징하는 바에 대해 "유튜브로 정보를 입수하고, 영향을 받는 건 수년 전부터 이루어져 왔다고 생각한다. 모두의 필수품이 된 휴대폰이 우리의 음성과 검색을 인식해 알고리즘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걸 편집해 제공하지 않나. 어떤 사건의 여러 측면을 보는 게 아닌, 내가 원하는 것들만 보고 소비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편리함과 맞바꾼 것들이 위험한 수위에 오고 있다"라며 "언론의 생태 환경이 굉장히 많이 바뀌고 있지 않나. 우리가 어떤 변화의 시기에 맞물려있을 땐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니 불안하지 않나. 어떤 식으로 변하고 있는데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고 있고. 이건 생산자, 소비자 모두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불안들이 표현된 것 같다. 저는 때때로 두렵다. 실제하고 있는 삶, 온라인의 삶, 언론에서 묘사되는 삶들이 불일치하는 걸 볼 때마다 두려울 때가 있다. 두려움이 표현을 하는 것에 있어 출발이 됐다"라고 전했다.


'베테랑2'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조태오를 잇는 빌런 박선우다. 극 중 패기 넘치는 신입 막내 형사로 등장한다. 전사가 드러나진 않지만 박선우가 하는 행동들은 관객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기 충분하다. 정해인은 격투기를 떠올리는 액션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공간을 활용한 강도 높은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무엇보다 선한 얼굴 뒤 감추고 있는 광기 어린 눈빛과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들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9월 13일 개봉.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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