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또 일제강점기냐고?… ‘독립운동’ 콘텐츠의 끝없는 변주


입력 2024.12.06 08:54 수정 2024.12.06 08:5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A' 개막

영화 '하얼빈' 12월 25일 개봉

한국 콘텐츠 시장에선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을 막론하고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최근에도 뮤지컬 ‘스윙데이즈’가 개막했고, 영화 ‘하얼빈’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 일제강점기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지만, 같은 시대를 그리면서도 작품들은 저마다의 차별점을 갖는다. 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 A’는 소재부터 익숙지 않다. 사회적 기업가로 알려진 유일한 박사의 숨겨진 역사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OSS(미국 CIA의 전신)가 비밀리에 추진한 냅코 프로젝트에 ‘암호명 A’로 참여했다. 이 사실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 20년이 지나서야 밝혀졌다.


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A'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특히 작품은 일제강점기를 아픔과 괴로움의 시대로만 기록하지 않는다. 김태형 연출은 “이 시대를 그리는 다양한 작품들이 있는데 해석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는 쿨하고 멋진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대에 저항하는 것이 아프고, 괴롭고, 숭고하고, 희생으로만 전달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위트있고, 유쾌하면서도 진심이 전달되는 이야기로 만들어야 독립운동, 독립운동가에 대한 생각이 제대로 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스윙데이즈’가 위트와 유쾌함이 있는 진심을 방향성을 쫓았다면, ‘하얼빈’은 독립운동가의 영웅적인 모습 뒤에 감춰진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민호 감독은 “영웅 안중근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 이미지 너머에 장군이 느꼈을 두려움, 동지애를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 광활한 땅과 대자연 속에서 장군의 마음을 숭고하게 영화적으로 다뤄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안중근 역을 맡은 현빈 역시 “거사를 치르러 가는 과정까지 한 인간으로서 고뇌, 좌절, 슬픔 등 여러 감정이 있을 거 같았다. 그럼에도 끝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걸어가야 했던,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신념과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짚었다.


두 작품 외에도 내년 1월에는 일제강점기 속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조선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김소월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 드라마 ‘현혹’도 수지 등 캐스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만 하더라도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2’ ‘파친코2’ 등이 흥행했고, 공연계에서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가 초연부터 흥행을 이뤘다. 뿐만 아니라 ‘팬레터’ ‘영웅’ ‘사의 찬미’ ‘신흥무관학교’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등은 이미 여러 시즌에 걸쳐 공연되며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일제강점기는 한국의 정체성이 훼손되었던 시기인 동시에, 독립운동가들의 저항과 투쟁을 통해 시대적 영웅이 탄생한 시기이기도 하다. 사회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겪었던 시기인 만큼 콘텐츠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흥미’를 유발할 만한 소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콘텐츠의 목적은 여기에 그쳐선 안 된다. 한 관계자는 “작품은 단순한 ‘흥밋거리’로 소비되지 않고 역사적 아픔을 되새기면서 이를 기억함으로써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과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하고, 현 시대의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문제점까지 비판할 수 있는 메시지까지 전달 할 수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