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채원빈 등도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애도
30년 만에 MBC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한석규가 대상을 받았다.
5일 방송된 2024 MBC 연기대상에서 한석규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로 대상을 수상한 뒤 “연기자들이 하는 일이 시청자들을 위한 몸짓인데 너무나 큰 슬픈 일이 벌어져 마음이 아프다. 큰일을 겪은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 전하고 싶다”고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가족의 소중함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였다. 내가 평생 일을 하고 있는 이유가 가족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송구할 따름이다. 가족을 잃은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잠시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던 한석규는 “깊은 위로 말씀드린다. 왠지 송구하고, 사과드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라고 말하며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최우수상은 ‘밤에 피는 꽃’의 이하늬, ‘지금 거신 전화는’의 유연석, ‘수사반장 1958’의 이제훈이 함께 받았다.
이하늬는 “출산하고 첫 작품이었다”고 출연 당시 받은 부담감을 언급하며 “꽤 큰 도전이었는데 시청자분들이 화답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전에 일일드라마 신인상 받았었다. 그때가 생각이 나더라. 되는 이유보다 안 되는 이유가 더 많은 배우였다. ‘키가 너무 커서’, ‘눈이 너무 찢어져서’, ‘목소리가 너무 낮아서’ 등 여러 이유를 많이 들었는데 10년 정도 버티다 보니 장점이 되기도 하더라. 꿈을 향해 쫓아가는 분들티 계신다면 지치지 말고 잠시 멈춰있어도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하면 뭐라도 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제훈은 “‘수사반장’ 프리퀄을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설렜고, 최불암 선생님이 맡으셨던 박영한 역을 안 해주셨을 때 너무 떨렸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영광이자 무게감을 느꼈다. 작품을 하면서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힘든 점이 많았지만, 시청자분들께 귀한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마음 하나로 최선을 다했다”고 무게감을 언급하면서 최불암에게 감사를 전했다.
유연석은 “이 상은 제게 주는 상이라기보다 스태프분들, 배우분들 모든 분들을 칭찬해 주는 의미인 것 같다. 제가 이 작품 하면서 체력적으로도 지쳐있고 잘해나가고 있는 건지 고민이 들었을 때 한석규 선배님께 인사를 드리러 찾아뵀는데 힘을 주는 말씀을 너무 많이 해주셨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할 때도 그랬고 이번에 세트에서 뵀을 때도 한 시간 가까이 ‘잘하고 있다’라고 칭찬해 주셔서 그 힘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유독 춥고 가슴 시린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고통받는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새해엔 웃는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배우들의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가 이어졌다.
당초 MBC 연기대상은 지난달 30일 생방송으로 중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상식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오전 전남 무안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해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시상식은 비공개로 녹화로 전환해 진행했고, 이날 오후 공개됐다.
드라마 ‘수사반장 1958’로 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이동휘는 “슬픈 상황 속에서 이 기쁨을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 참석한 모든 분들이 이 자리 오실 때 마음이 많이 무거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주항공 참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열심히 만들어주신 분들의 노고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수사반장’이라는 드라마를 다시 만들 수 있도록 큰 버팀목이 돼주신 최불암 선생님 등 많은 선배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으로 신인상을 받은 이가섭은 “항공기 사고로 인한 희생자분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 유족들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드라마를 연출한 변영주 감독을 비롯해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채원빈도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로 받은 신인상에 대해 “귀한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분들을 잃은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마음으로 소감을 마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2024 MBC 연기대상 수상자(작) 명단.
▲ 대상= 한석규(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 최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이제훈(수사반장 1958), 유연석(지금 거신 전화는), 이하늬(밤에 피는 꽃)
▲ 최우수연기상 일일드라마·단막=엄현경(용감무쌍 용수정), 오승아(세번째 결혼), 서준영(용감무쌍 용수정)
▲ 베스트액터상=변요한(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 올해의 드라마상=수사반장 1958
▲ 베스트커플상=유연석·채수빈(지금 거신 전화는)
▲ 베스트캐릭터상=정상훈(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권해효(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이동휘(수사반장 1958), 채수빈(지금 거신 전화는), 이종원(밤에 피는 꽃)
▲ 우수연기상 일일드라마·단막=문지후(세 번째 결혼), 오세영(세 번째 결혼)
▲ 조연상=조재윤(밤에 피는 꽃,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김미경(밤에 피는 꽃,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 신인상=이가섭(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허남준(지금 거신 전화는), 채원빈(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 공로상=최불암
▲ 특별감사패=故 김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