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회 시청률 8.1%, 전주 대비 소폭 하락
MBC ‘나 혼자 산다’는 여전히 금요일 대표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주에도 금요일 비드라마 시청률 1위를 지켰고, 화제성 순위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다만 그 위상이 이전 화려했던 시기의 영광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제작진은 이 위기를 타개할 방책으로 초창기 멤버이던 전현무의 재투입을 결정했다.
앞서 전현무와 한혜진의 하차, 기안84와 박나래의 연이은 구설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나 혼자 산다’는 오랫동안 유지하던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탔다. 지난 2월 이후 단 한 차례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지 못했고, 급기야 지난 4월에는 6%대까지 내려앉았다가 최근엔 8~9%대를 맴돌고 있다. 현재 시청률도 배우 김지석, 샤이니 키 등 새로운 인물들을 통해 이룬 성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맞은 400회 특집 녹화를 기점으로 전현무가 다시 투입됐다. 하차한지 약 2년 3개월만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는 메인MC이자 관찰 영상 속 플레이어로 등장해 오랜만에 일상을 보여주면서 반가움을 안겼다.
전현무 하차 이후 ‘나 혼자 산다’는 사실상 스튜디오 진행자 역할을 해내던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이날 방송의 축하영상을 통해 전현무가 “갑작스런 공백을 잘 메워주고 더 발전시켜준 우리 나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한 것처럼, 박나래가 사실상 메인 MC 역할을 대신해왔다. 그러나 최근 성추문 등 잡음을 겪다 보니 최근 진행에선 위축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전현무의 투입 결정이 스튜디오 진행 면에서 봤을 땐 시기적절한 선택이긴 하다. 이미 여러 방송을 통해 입증된 전현무의 진행 능력이나, 예능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현무가 ‘나 혼자 산다’의 중심을 지켜 줄 인재임은 분명하다.
다만 시청률의 반등은 없었다. 1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1일 방송은 6.9%, 8.1%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일 방송이 기록한 7.5%, 9.0%보다 0.6%포인트, 0.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일각에선 전현무의 복귀 카드가, 제작진이 한치 앞만 내다본 결정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 역시 이해하지 못할 말도 아니다.
스튜디오를 이끄는 메인 MC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작 ‘나 혼자 산다’는 정체성과도 같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의 한계에 부딪힌 모양새였다. 햇수로 벌써 9년째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매주 반복되는 똑같은 포맷의 방송, 광고성 혹은 인위적인 에피소드가 잇따라 방송되는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는 ‘나 혼자 산다’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장수 프로그램들 역시 ‘나 혼자 산다’와 같은 매너리즘을 겪는다. 통상적으로 정체기를 겪는 프로그램들은 개편되거나 새로운 코너를 통해 신선함을 주는 등의 대대적 변화를 꾀한다. 이런 면에서 ‘나 혼자 산다’가 기존 멤버였던 전현무를 다시 불러들인 건 의외의 선택이다.
이 선택이 일시적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의 흥행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정적인 스튜디오 진행과 별개로 본질적인 관찰예능의 한계를 이겨내는 것이 우선 과제다. ‘나 혼자 산다’의 이번 전현무의 귀환 카드가 고육지책으로 비춰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