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입찰 마감...하림 막판 포기, 사모펀드 컨소시엄 구성 불발
㈜성정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따라 최종 인수후보 결정
이스타항공 본 입찰에 쌍방울 그룹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수전은 사전에 예비후로 확보한 중견기업 ㈜성정과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이 날 오후 진행한 이스타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이번 인수전에는 쌍방울그룹이 계열사 광림을, 하림그룹이 자회사인 팬오션을 내세우고 사모펀드 운용사 등 총 10여곳에서 LOI를 제출했지만 이날 본입찰에는 쌍방울 그룹만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 등은 이스타항공의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에 부담을 느껴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 입찰에 쌍방울그룹만 응찰하면서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은 쌍방울그룹과 중견기업인 ㈜성정으로 좁혀졌다.
이번 매각은 회생기업이 공개입찰을 전제로 인수의향자와 사전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회생기업은 인수의향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하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입찰 공고 전 중견 건설업체 ㈜성정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만약 이날 본 입찰에서 응찰자가 없었으면 미리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성정이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되는 것이었지만 쌍방울그룹이 응찰하면서 2파전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기존 인수의향자보다 더 높은 가격 조건을 제시한 곳이 있으면 우선매수권을 확보하고 있는 인수 의향자는 그 가격 조건으로 계약을 이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인수 예정자가 입찰자와 동일한 인수 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매수권을 우선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성정은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인수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쌍방울그룹이 ㈜성정의 인수 금액보다 높은 1000억원 안팎을 입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성정의 입찰금액 수용 여부에 따라 최종 인수 후보자가 결정된다. 수용하면 최종 인수 후보자가 되는 것이며 수용하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하면서 쌍방울그룹이 최종 후보자가 된다.
이스타항공은 쌍방울그룹의 인수 금액, 자금 조달 계획, 사업 계획 등을 평가하고 성정㈜에 인수 의사를 확인한 뒤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 인수 후보자는 내주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회사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 후 문제가 없으면 내달 초에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019년 말 국내 최대 LCC 제주항공이 인수를 발표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로 지난해 7월 인수를 포기했고 이후에도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해 왔다. 이후 올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3월에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인수합병(M&A) 추진을 허가받으면서 매각이 다시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