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에 이메일로 사과문 발송…"제 잘못 커…전면 쇄신하겠다"
노조 "꼬리 자르기" 비판에도 추가 징계는 선 그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지 한달만에 임직원에게 공식 사과했다.
30일 IT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네이버 GI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지금 네이버가 겪고 있는 일들은 회사 관련 일이기에 제 잘못과 부족함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일의 가장 큰 책임은 이 회사를 창업한 저와 경영진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해진 GIO는 "회사 안에서 직장인 괴롭힘이 발생했고 이것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면 회사 문화의 문제이고 한 두 사람 징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전면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해결책"이라며 추가 징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회사를 위해서라면 당장 책임을 지고 싶지만 새 구도를 짜고 다음 경영진을 선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말까지 경영 체계 쇄신을 마무리하라는 이사회의 제안이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해진 GIO가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최근 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직원 '솜방망이 징계'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으면서 이같은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에서는 개발 직군에 근무하는 A 씨가 지난달 25일 네이버 본사 근처에 위치한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에 업무 스트레스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 알려지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사측은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리스크 관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상자들에게는 각각의 징계 결정을 내렸다.
가해자를 옹호했다고 지목된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OO와 등기이사, 광고 부문 사업부인 비즈 CIC(사내독립기업) 대표 등 네이버에서 맡은 직책에서 사의를 표했다. 다만 네이버 파이낸셜 등 계열사 대표직은 유지하기로 하면서 노조에서는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