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매각 사실상 흥행실패…배달 경쟁력 약화에 입지 흔들
3위 쿠팡이츠 폭풍성장…강남에선 배민과 엎치락뒤치락
배민·쿠팡이츠, 단건 배달 이어 퀵커머스 서비스에서도 한판 승부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향후 시장 판도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기요 매각이 사실상 흥행에 실패하며 경쟁력에도 물음표가 붙으면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의 양강구도로 더욱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단건 배달에 이어 주문 즉시 상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두고 양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전은 국내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간 대결로 치러질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마감된 요기요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사모펀드 세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을 앞세워 예비입찰에 참여한 신세계그룹은 유통과 배달 플랫폼 간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 한 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밀린 롯데그룹이 요기요 본입찰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롯데마저 불참했다.
일각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배달앱 시장에서 요기요의 배달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흥행 실패 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최근 배달시장 트렌드인 단건 배달 서비스에도 뛰어들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물론 요기요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을 통해 배달원에게 최적화된 배달 경로를 추천해 배달 시간을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단건 배달에 맞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66.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요기요 17.9%, 쿠팡이츠 13.6% 순이다.
표면적으로 요기요가 업계 2위이긴 하지만 쿠팡이츠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45%를 넘기며 배민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세가 매섭다.
국내 배달앱 시장이 배민과 쿠팡이츠의 2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배민은 단건배달 ‘배민1’ 서비스 지역을 서울 송파구에 이어 강남, 서초, 용산, 성동, 종로, 동작, 영등포, 중구까지로 확대하며 반격에 들어갔다.
보다 빠른 배달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라이더 모시기 경쟁에도 불이 붙는 모습이다.
배민은 라이더와 커네틱(아르바이트 라이더)를 대상으로 오는 4일까지 배달 수행 건수에 따라 전기자동차, 전기 바이크 등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쿠팡이츠 역시 다음달 말까지 신규 오토아비 라이더를 대상으로 매주 일정 건수의 배달 주문을 수행하면 20만원을 보너스로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내놨다.
퀵커머스 서비스를 놓고도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쿠팡은 최근 특허청에 ‘퀵 커머스’, ‘퀵 딜리버리’ 등 즉시 배송 서비스와 관련된 상표권을 출원했다.
배민의 ‘B마트’와 같은 퀵커머스 사업 형태로, 지역별 거점을 만들어 30분~40분 이내에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다.
쿠팡은 지난달부터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나카노부 지역에서 쿠팡 앱을 통해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배송하는 시범 사업을 운영 중인 만큼 국내에서도 관련 서비스 시행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 내에서 요기요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배민과 쿠팡이츠 간의 대결 구도로 굳어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쿠팡이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예고한 만큼 단건 배달에 이어 퀵커머스 시장에서도 양사 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