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법 폐지하고 가정 주도 ‘선택적 셧다운제’ 활성화
“페이커 꿈꾸면 중독자?”…용어 개선으로 산업 위상↑
심야시간대에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를 ‘과몰입’으로 개선하는 내용의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및 게임인식 개선법’이 국회에 제출됐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초선)은 이 같은 내용의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5일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청소년의 게임 중독 방지와 수면권 보장의 취지로 지난 2011년부터 셧다운제를 시행해 왔다. 이에 따라 인터넷 게임 제공자는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심야시간대에 인터넷 게임을 제공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그러나 제한 시간 이후 인터넷 게임의 접속이 차단되더라도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관련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게임이용과 수면시간과의 의미 있는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허 의원은 “현재 여가부 소관으로 적용되고 있는 강제적 셧다운제 외에도 청소년 본인이나 학부모가 요청할 경우 제한하도록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선택적 셧다운제가 이미 법제도에 구비돼 있다”며 “제도의 효과성과 법제도의 체계성 측면에서 이를 선택적 셧다운제로 일원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셧다운제의 실효성과 함께 게임에 약물의 독성에 의한 기능 장애를 의미하는 ‘중독’이라는 용어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계속해서 이뤄져 왔다.
앞서 허 의원은 지난달 24일 문체부 장관을 대상으로 한 대정부 질문에서 “BTS를 꿈꾸며 춤과 노래를 연습하는 청소년과 달리, 페이커와 임요환을 꿈꾸며 게임에 매진하는 청소년은 중독자로 낙인 찍힌다”며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개정안은 ‘중독’에서 ‘과몰입’으로 용어를 개선해 친권자 등의 자율적인 자녀교육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게임 산업·콘텐츠에 대한 국민적 인식변화를 법체계에 명문화했다.
허 의원은 “저 역시 고교생 자녀를 둔 엄마로서 자녀들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걱정은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허나 게임이 가지는 문화적, 경제적 측면을 고려할 때 게임을 중독이라고 표현하거나 규제를 위한 규제로 통제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게임의 인식과 위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적 셧다운제의 활성화로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요청하면 이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부모의 자녀교육권의 자율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의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