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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루타냐"…교차접종 이틀째, 접종 대상자·전문가 '의견 분분' '혼란 가중'


입력 2021.07.07 05:15 수정 2021.07.07 10:59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접종 대상자 "일방적인 교차접종 통보 매우 불쾌", "부족한 임상시험 결과 신뢰 안 가"

"안정성 인정 화이자 접종 반가워", "화이자 접종하고 싶어 질병청에 문의하기도"

전문가 "30배 많은 항체 생성, 더 큰 면역 효과" VS "조사대상 적어 어불성설, 2차 백신 선택권 줘야"

3일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보관소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분주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부작용 우려로 접종 연령이 '3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1차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30대와 40대가 2차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게 됐다. 그러나 교차접종에 대해 접종 대상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전문가들도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30대 A씨는 다음달 8월 화이자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다. A씨는 "교차 접종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불안하지만 의료진이기에 먼저 맞아야 한다는 생각에 접종을 할 생각"이라며 "적어도 임상 시험은 충분히 하고 접종을 시작했어야했다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특히, 일방적인 교차접종 통보에 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바꿀 수 있게 선택권을 줬어야 했다"며 "의료진은 필수 인력이라는 명분 하에 더 강압적인 편이고, 아바타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강원도 강릉에 거주 중인 B씨는 "적어도 교차 접종을 원하는지 접종 대상자의 입장은 들어보고 정했어야 했다"며 "아스트라제네카가 물량이 부족한 상황인 걸 알고 나니 교차 접종이 더 면역에 좋다는 주장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2차 접종 시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고 싶으면 언제가 될지 모르니 기다리라는 말로 들린다"며 "접종할 백신 없으니 화이자를 맞으라는 뜻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차 접종이 면역 형성에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교차접종 첫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C씨는 "처음 백신 교차접종 통보 문자를 받고 국민이 시험 대상인가 하는 우려도 했지만, 2차 접종에 안정도가 높은 화이자 백신를 접종한다는 소식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접종 후 증상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했을 때보다 화이자를 접종했을 때 근육통이 덜했다"며 "컨디션도 나빠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D씨는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마친 후 교차접종 계획이 나오기 전에도 2차 접종을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하고 싶어 질병관리청에 문의를 해본 적도 있다"며 "교차 접종이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계 전문가들 또한 교차 접종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두 백신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부족한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으로 면역 활성화가 강점이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경우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으로 중화항체를 많이 생성한다"며 "두 가지 백신의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교차 접종을 하게 되면 단일 접종보다 30배 이상 많은 항체를 생성해 더 큰 면역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또 "스페인에서 교차접종 임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면역에 3-4배 강한 효과를 보였고 교차 접종에 따른 부작용도 없었다"며 "우리나라도 임상 시험을 이제 막 끝낸 상태이기 때문에 곧 결과가 나올 것이고, 결과 공개 후에는 국민들의 우려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해외에서 나온 교차접종 임상시험 결과는 조사 대상이 적어 아직은 어불성설"이라며 "백신 교차 접종은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도 권고하지 않고, 2차 접종을 해야 할 시기인데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특히, 2차 접종 시 백신 선택이 어려운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이나 영국, 독일 다 우리나라처럼 백신 수급이 어렵지만 선택권을 주고 있다"며 "사람마다 백신 부작용의 위험성이 다르기 때문에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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