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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문화체험 기회 박탈 우려 …코로나19가 부추긴 문화예술 빈부차


입력 2021.07.14 14:24 수정 2021.07.14 14:3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산업들이 언택트(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뮤지컬, 연극, 클래식, 대중음악 등의 문화예술 분야 역시 꾸준히 논의되던 온라인 공연에 가속을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가 취약계층의 문화적 체험 기회 박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대학로의 수많은 연극과 뮤지컬 등은 공연을 중단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클래식과 대중가요, 인디음악 등의 콘서트와 전시회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는 디지털의 힘을 빌려 대중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콘텐츠의 디지털 전환에 정부가 힘을 보태면서 관련 산업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겪는 업계 종사자들 입장에선 반길 수밖에 없는 정책이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산업이 무너질 위기에서 오프라인과 병행한 언택트(비대면) 전환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고, 정부의 지원 역시 반가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급변하는 사회에서 소외되는 취약계층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플랜도 동시에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이 오히려 문화의 빈부격차를 확대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화되는 산업 속에서 노년층과 빈곤층,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경우 경제적인 상황은 물론 신체적 조건 등 다양한 이유로 디지털 콘텐츠를 쉽게 접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던 문화센터나 복지관 등의 문화복지사업까지 코로나19고 타격을 입고 있어 빈부격차가 더욱 커질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대부분의 공연, 전시회 등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사전에 티켓을 판매하고 있어,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노년층 등 취약계층은 티켓을 살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영화관이나 커피숍, 지하철 등 많은 곳에서 키오스크(무인주문기기)가 늘어나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산업 환경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것과 별개로 디지털화 또는 온라인화, 글로벌화는 콘텐츠산업이 피해갈 수 없는 변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빈부격차를 해소할 방책도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센터의 여러 공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한 뮤지컬 배우는 “코로나 단계가 높아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이 어린이나 어르신들의 방문율이 높은 문화센터”라며 “안전을 위한 휴관 결정 자체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인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기회가 사라지는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대면 전환 과정에서 이들을 위한 참여 장치도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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