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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기자금, 보름만에 28조↑...‘역대급 머니무브’ 가속


입력 2021.07.18 06:00 수정 2021.07.16 15:32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공모주 슈퍼위크’ · 가상화폐 냉각

5대은행 요구불예금 669조원 돌파

“대기자금 잡자” 증권계좌 개설 활발

5대은행의 최근 6개월간 요구불예금잔액 흐름 그래프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저금리 기조에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가운데 은행에도 돈이 쌓이고 있다. 하반기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연이은 대어급 공모주 청약이 예정되며, 투자 대기자금 성격으로 은행에 유입된 영향이다. 초대형 기업공개(IPO) 일정으로 역대급 ‘머니무브(자금이동)’가 시작된 가운데 은행 역시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예대율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4일까지 요구불예금 잔액은 669조2769억원으로 지난달 말(641조5351억원)보다 27조7418억원이 불어났다. 이같은 증가폭은 통상적인 월간 증감폭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요구불예금 잔액 설명 예금주가 원할 때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이다. 수시입출식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MMDA)등이 해당된다. 정기예금이나 적금보다 이자율은 훨씬 낮아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이 적게 들어 수익을 남기기 쉽다.


최근 6개월간 5대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월(576조 551억원)부터 4월(626조 4790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하다, 5월(621조8446억원) 4조6344억원이 줄어들었다. 이후 6월(641조5351억원)에는 19조원 넘게 다시 회복했다.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이 전월 대비 19조6905억원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이달 보름도 채 안돼 28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쌓인 것이다.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린 이유로는 잇따른 공모주 청약으로 미리 실탄을 쌓아 둔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기업의 공모주 청약일정은 카카오뱅크 오는 26~27일, 크래프톤은 내달 2~3일, 카카오페이는 내달 4~5일이다. 지난 9일에는 SD바이오센서가 일반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 바 있다. 증거금에는 약 32조원이 몰렸다. 또 가상 자산 시장이 급락하면서 관련 투자자금이 은행으로 다시 돌아온 영향도 한몫했다는 시각이다.


요구불 예금 잔액의 증가는 은행들이 환영할만한 일이나, 특성상 언제 자금이 이탈할지 모르기 때문에 예대율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제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에는 이틀간 역대 최대 공모주 청약 증거금인 80조9000억원이 몰린 바 있다. 이후 5월 3일 청약증거금 반환이 진행됐는데, 은행권에서 8조원 수준의 돈이 썰물처럼 이탈한 바 있다.


또 장기적인 측면에서 수익성 악화에 되려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에는 요구불예금도 포함되는데, 잔액이 늘어날수록 정기예금과 달리 저원가성 예금비중이 틀어나 코픽스 금리가 떨어진다. 소폭이지만 주담대 금리 하락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구불 예금 잔액이 늘어나면 이자 비용 감소로 이자순익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지만, 청약으로 대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지급준비금을 많이 쌓아야 한다”며 “선제적인 예대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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