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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외면 받는 케이팝 영화·드라마, 할리우드에서는 '핫템'


입력 2021.08.14 10:57 수정 2021.08.14 10:5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CJ ENM, '인터스텔라' 프로듀서와 손 잡고 케이팝 영화 제작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에스파 세계관 주제로 할리우드서 러브콜"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CJ ENM, 소니픽쳐스, SM엔터테인먼트



영화와 드라마 소재로 국내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케이팝(K-POP)이 할리우드에서는 제작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CJ ENM은 지난 10일 케이팝을 소재로 한 영화 'K-Pop: Lost in America'(가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출은 '해운대', '국제시장' 등을 만든 윤제균 감독이 맡았으며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어느 멋진 날', '콘텍트', '인터스텔라' 등을 제작한 린다 옵스트가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개 부문 석권 이후 더욱 높아진 한국 창작자들에 대한 관심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팝을 매칭해, 유능한 한국 창작자의 해외 진출을 돕고 케이팝을 비롯한 콘텐츠의 가치를 드높이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영화는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데뷔를 하려던 케이팝 보이 그룹이 공연 직전 뉴욕이 아닌 텍사스에 잘못 도착한 후 우여곡절을 겪는 내용이다. 영화는 이달부터 보이 밴드 역할을 맡을 주연 배우 오디션을 시작으로 본격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돌입한다. CJ ENM은 그간 쌓아온 글로벌 역량과 네트워크를 집중해 글로벌 스튜디오와의 협업도 진행할 방침이다.


소니픽처스는 케이팝 걸그룹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 데몬 헌터스'(K-Pop : Demon Hunters)'를 제작한다. 한국계 미국인 매기 강과 크리스 애펠한스가 함께 연출을 맡았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걸그룹에 무대 활동 중 악마를 처치한다는 이야기를 담는다. 케이팝뿐 아니라 한국의 음식, 패션, 문화 등이 다양하게 녹아든다고 알려졌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6일 'SM 콩그레스 2021'(SM Congress 2021)'을 통해 에스파를 세계관을 주제로 할리우드에서 영화화 제안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 레벨 윌슨의 감독 데뷔작인 할리우드 영화 '서울 걸즈'도 현재 제작 중이다. '서울 걸즈'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케이팝 보이밴드의 오프닝 무대에 서는 기회를 얻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하는 한국계 미국인 여고생과 친구들 이야기를 담았다. 케이팝 걸그룹을 꿈꾸는 서울 걸즈 멤버들이 영국 아이돌 그룹 출신 멤버의 도움으로 큰 무대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된다는 성장 스토리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도 케이팝 스타와 타블로이드 매체 사진 기자의 사랑을 그리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제작한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모린 구의 '섬웨어 온리 위 노우'(Somewhere Only We Know)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어느 때보다 한국 영화와 음악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현재, 항상 새로운 소재를 찾아 영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할리우드 입장에서는 신선한 소재다.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 팬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이 카드가 할리우드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는 여러 차례 케이팝 소재로 한 콘텐츠를 선보여왔지만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2012년 만들어진 KBS2 '드림하이'는 10%를 넘는 시청률로 시즌 2까지 만들어졌지만 '드림하이'를 뛰어넘을 작품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종영한 KBS2 '이미테이션'은 1.3%로 종영했으며 채널A '케이팝 최강 서바이벌', SBS fun '아이돌 마스터' 등은 외면 속에 안방극장에서 퇴장했다. 2011년 개봉한 '미스터 아이돌'은 박재범이 출연한다는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관객 7만 명에 그쳤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우리나라는 팬덤이 통합돼 있지 않고 분열돼 있어서 케이팝 콘텐츠가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영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러 갈 때 우리는 스토리를 기대하고 가지 않나. 음악과 영상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국내에서 케이팝 소재 콘텐츠가 미진한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할리우드에서 케이팝이 워낙 인기가 있으니 영화화를 발표하고 있는데 국내와 다르게 이야기의 짜임새를 잘 구성해 성공한다면 그건 정말 바람직한 도전이다. 잘 만들어진다면 또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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