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요로 헌금…헌납한 백성 모두 친일파냐”
“과거사로 국민 분열 구태정치, 이제 끝내자”
여권으로부터 ‘조부·증조부 친일’ 공격을 받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직접 나서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최 전 감사원장은 “제가 정치를 하게 됐다는 이유로 조상에게 친일파라는 딱지를 덮어씌우려는 시도에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조상과 과거사로 국민 분열시키는 구태정치,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조부의 독립유공자 표창과 관련해 “제 조부께서는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독립유공자 표창을 받은 적은 없지만 미수복 강원도 평강군민회의 고문으로서 투철한 국가관과 통일애향의 공을 인정받아서 2002년 10월 13일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부 형제의 국방헌금 납부 의혹에 대해선 “일제의 강제에 조선인은 어쩔 수 없이 헌납을 해야 했다”며 “평생을 일제를 미워한 조부 형제가 헌금을 내고 이를 미화하는 기사가 났다고 친일파라 하는 게 가당한 주장인가”라고 반문했다.
최 전 원장은 조부가 춘천고보 재학시절 강원도 최초의 항일학생운동으로 평가받는 순종 서거를 애도하는 상장달기 운동을 벌인 점, 일본인 교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항해 동맹 휴학 투쟁을 벌여 제적당한 점, 만주 조선인 거류민 대표 시절 구타당하던 조선 청년을 구하려다 일본인 경찰부서장의 일본도를 뽑아 대적했던 점 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든 사실을 외면하고 단지 일제시대에 유지로 살았다는 이유로 저희 조부를 ‘친일’로 몰아세우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이냐”고 말했다.
증조부가 면장을 지내면서 조선총독부의 표창을 받았다는 것과 관련해선 “(여권이) 표창이라고 주장하는 ‘국세조사기념장’은 당시 인구조사를 시행했던 면장들 수만명에게 일괄적으로 나누어 주었던 흔한 기념주화”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전 원장은 “진보 진영은 지난 수 십년 간 자신들의 정치적 반대파를 친일파로 낙인찍어 공격해왔다”며 “과거를 소환하고 친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가르고 조상의 고된 삶을 함부로 평가하는 구태정치는 이제 그쳐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