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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 콜택시'


입력 2021.09.02 05:59 수정 2021.09.01 18:39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턱없이 차량 부족해 정작 필요할 땐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이동 수단”

전문가 "결국 예산부족 탓…법인 택시와 대량 계약, 기업과 협업 등 필요"

지하철역에 위치한 장애인 전용칸 표시ⓒ데일리안

지난 2005년 교통약자법 제정으로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장애인 콜택시가 탄생했지만 차량이 부족하고 긴 대기시간으로 유명무실 불편함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량을 통해 배차 시간을 줄이고 시스템을 개선해 장애인의 이동권을 최대한 보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 김모(71)씨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려면 장애인 콜택시가 유일한 이동 수단"이지만 "지방 지역은 차량이 적어 진료시간 전에 도착하도록 콜택시를 예약하려면 최소 2-3일 전에는 예약을 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번은 예약에 오류가 있어서 바로 예약을 했지만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할 뻔 했다"며 "정작 필요할 때는 이용할 수 없는 이동 수단"가 불만을 토로했다.


중증 장애인 김모(31)씨는 "배차 안내 시간이 정확하지 않아 보통 택시가 오기까지 2시간 정도 걸리는 탓에 퇴근을 앞두고 2시간 전에 택시를 불렀는데 부근에 있던 택시가 와버리는 경우도 있다. 회사에 말을 하고 일찍 퇴근하는 수밖에 없다"며 "그 택시를 놓치면 언제 또 잡힐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또 "서울 밖으로 이동하게 되면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를 가도 돌아올 수 없다. 경기도에서는 서울로 돌아올 수 없는 시스템"이라며 "10-15분 내로 볼 일을 얼른 마치고 타고 갔던 택시를 도로 타고 오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 장애인의 고충을 듣는 복지센터 근무자 오모(26)씨는 "장애인 콜택시 앱은 시간 안내가 정확하지 않아 언제 올지 모른다"며 "지체 장애인 동료와 같이 업무를 하고 돌아갈 때 비장애인은 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지만 장애인 콜택시는 승객이 대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는 적은 차량 수에 있다며 법인 택시와 대량 계약을 해 차량 수를 늘리는 등 장애인의 이동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우철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담당관은 "장애인 콜택시 차량 부족과 낮은 서비스 품질의 원인은 결국 예산 부족"이라며 "차량 수를 당장 늘리기 어렵다면 법인 택시와 대량으로 계약하는 '바우처 택시'도 개선에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장애인 콜택시를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대중교통으로 이해하고 장애인의 이동권 또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용을 하려는 장애인 수에 비해 택시의 수가 너무 적다"며 "수가 적다 보니 주변에 있는 차량이 없어 콜택시를 부른 곳까지 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장애인 콜택시 앱이 카카오택시 등과 같이 빠른 교통상황 감지와 도착 예상시간 예측이 어렵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스템인 만큼 기업과 협업해 일반 택시를 장애인 콜택시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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