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제가 예약한 백신 맞나요?"…"정부, 오접종 남발해도 접종 통계에만 연연"


입력 2021.09.09 00:30 수정 2021.09.08 22:19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6일 기준 오접종 1386건에도 뚜렷한 대책 없어

백신 부작용에 오접종까지 접종자 불안 가중 …"아무리 바빠도 오접종 이해 안 가"

전문가 "원인은 부주의…오접종 부작용 아직 없어도 의료기관에 행정 불이익 줘야"

백신 ⓒ게티 이미지뱅크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오접종 사례가 잇따르면서 백신 접종을 앞둔 청장년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접종이 발생한 의료기관에 대해 행정적 불이익을 주고, 오접종자에게는 철저한 사후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백신 오접종 사례는 4647건으로 조사됐다.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사용하거나 허용되지 않은 교차 접종을 시행한 '백신 종류 및 보관 오류'가 806건, 접종 용량 오류 282건 등 다양한 오접종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접종 전 바이알에 표기된 유통기한 확인과 교육 강화, 전산 시스템 개선 등을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 주 백신 접종을 앞둔 직장인 김모(27)씨는 "의료진이 바쁜 걸 감안하더라도 오접종이 나온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오접종 사례가 쏟아져 나와 누구에게 오접종을 했는지 추적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오접종이 된 것도 모를 수 있지 않나"라며 우려했다.


김 씨는 이어 "오접종 후 이상반응을 보인 경우는 없었지만 내가 그 이상반응의 첫 사례자가 될 지 모르는 일"이라며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에 오접종에 대한 불안감까지 더해져 접종 날짜가 다가올수록 솔직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31)씨는 "백신 부작용에 오접종 사례가 끊이질 않아 접종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백신이 처음 도입될 때는 백신접종 관련 훈련을 하는 것 같았는데, 최근에는 백신 접종과 관련한 사전 교육도 없는 것 같아 오접종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접종을 급하게 하다 보니 의료진도 정신이 없겠지만 개인의 건강과 관련된 일인 만큼 정부가 그만큼 관리와 감시를 더 해줬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통계로 보여지는 접종 숫자에만 연연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오접종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우선돼야 하고 백신을 잘못 접종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행정상 엄격한 질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오접종이 계속되는 이유는 부주의"라며 "아직까지 오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오접종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간과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규정을 어기고 접종한 것은 큰 문제이기 때문에 오접종을 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상 불이익 등이 필요하다"며 "의료진이 책임감을 갖고 접종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보란 원래 부정적인 정보가 더 우세성이 높아 백신 접종으로 인한 긍정적인 보도보다는 부정적 보도가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며 "백신의 오접종이 계속 들리게 되면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부작용에 대해 사후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례가 나오다 보니 과연 오접종을 해도 부작용이 없는 것인지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접종률에만 연연하다 보면 접종자가 통계상 수치의 하나로 여겨질 수 있다. 오접종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진정성 있는 사후 대처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정채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