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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서민 주거비 부담 가중…전세의 월세화 가속


입력 2021.09.14 06:12 수정 2021.09.13 17:03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지난달 서울 임대차 40%가 ‘월세살이’…올 들어 최고

정부의 임대차법·사전청약 확대 등으로 전세난 가중

“대출 축소에 따른 추가 부담까지 늘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568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를 낀 계약은 총 4955건(39.4%)을 차지했다. ⓒ데일리안

가을 이사철을 앞둔 전세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부가 지난해 시행한 임대차법 이후 전세 매물이 급감한데다 올해 내놓은 사전청약 확대 등 공급대책으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568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를 낀 계약은 총 4955건(39.4%)을 차지했다. 이는 7월(35.5%)보다 3.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시는 임대차 계약을 전세, 월세, 준월세, 준전세 등 4가지로 분류한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로 나눈다.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흔히 반전세로 통칭하는 월세·준월세·준전세의 비중은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새 임대차 법 시행 후 1년간(지난해 8월∼지난달) 반전세 거래 비중은 35.1%(18만5273건 중 6만5088건)로, 법 시행 전 1년간 28.1%(2019년 8월∼지난해 7월·19만6374건 중 5만5215건)에 비해 7.0%포인트 높아졌다.


법 시행 전 1년 동안은 반전세 거래의 비중이 30%를 넘긴 적이 딱 한 달(지난해 4월 32.7%)밖에 없었지만, 법 시행 후에는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는 이 비중이 30% 미만인 달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올 들어서도 이 비율은 1∼3월 33.7∼35.5%에서 4월 39.2%, 6월 38.4%, 지난달 39.4% 등으로 40%에 육박한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이 전세의 월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면서 실수요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을 이사철에 본격 진입하며 수요 유입에 따른 매물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당분간 전세시장에서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움직임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더욱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급감한 전세 물량을 겨우 붙잡은 세입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급작스러운 신용대출·전세자금대출 축소 또는 중단 방침에 혼란을 겪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의 사전청약 확대로 청약 대기자들이 주택 매매 대신 임대차 시장에 눌러앉아 전세 수요도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최근 매물이 부족해 전세가격이 급상승한 상황에서 결국 무주택자인 세입자들이 늘어난 전세 보증금 등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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