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부작용 발생 위험 큰 반면 접종 이익은 작아…직접 접종 선택하는 자율방식" 예상
"1차 접종만 필요…2차 접종시 심근염 발생 비율 10배 높아져"
"해외 결정 좀 더 두고 보면서 호흡기 질환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 있는 고위험군만 우선 접종"
정부가 오는 27일 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원하는 대상에 한해 백신 접종의 길을 열어주는 자율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어른보다 부작용 발생 위험이 훨씬 더 큰 만큼 1차 접종으로 끝내거나 고위험군만 선별해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4일 열린 전국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도 백신접종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역당국 또한 "12~17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접종, 추가접종(부스터샷) 등의 내용을 담은 4분기 예방접종 시행계획을 오는 27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백신접종과 관련해 자율적으로 접종을 결정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면서도, 부작용 발생을 고려해 1차만 접종하게 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을 원하는 소아·청소년들이 자율로 접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2차 접종까지는 가지 않고, 1차 접종만 진행하는 쪽으로 결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12~15세 남성의 경우 1차만 접종했을 때 10만명 가운데 12명이, 2차까지 접종하면 162명이 심근염이 발생하고 16~17세 남성의 경우 1차만 접종했을 때 8명, 2차까지 접종하면 94명에게 심근염이 발생한다"며 "1차와 2차 접종의 심근염 발생 확률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1차만 접종하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모든 소아·청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내세우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이들이 접종을 결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의 백신접종 시 부작용 발생 위험이 큰 반면, 접종으로 인한 이익은 작기 때문에 이들의 접종을 우려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소아·청소년의 접종은 신중해야 한다"며 "현재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소아·청소년 접종을 추진하는 것은 이익보다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 부회장은 이어 "소아·청소년이 감염이 되는 경우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하지만 백신 접종으로 인해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백신 접종의 본래 목적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심근염 발생률이 나이가 어릴수록 크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돼 있기 때문에 접종에 대한 정부의 의사결정이 더욱 신중해준 상태"라며 "해외 연구 결과를 일단 기다려 보는 것은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현재 WHO(세계보건기구)는 16세 이상 청소년과 함께 12~15세는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 등 고위험군에 한해 접종을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12세 이상 고위험군에 대해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도 정식 승인이 아닌 긴급 승인만 난 상태"라면서 "우리나라도 해외의 결정을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아이들은 단순히 어른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없고, 의료라는 것은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라며 "호흡기질환이나 당뇨 등 코로나19로 인해 위험이 큰 질환을 가진 경우에만 우선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