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놓고 후보들 공방전
이재명, 추미애·박용진 동조 구했지만
추미애 "금융자본이 성남시 이용 측면"
박용진 "국민 역린 건드려, 모두 분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이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문제가 있는 설계’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대립각을 세워온 이낙연 후보는 물론이고 박용진·추미애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민주당 후보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던 이재명 후보가 다소 민망해졌다.
2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 나선 이재명 후보는 “LH의 공공개발을 국민의힘이 막았고, 제가 공공개발을 하려니까 국민의힘이 시의회를 동원해 막았다”며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제일 안전하게 이익을 보장하는 곳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개발은 국민의힘이 제도로 막고, 민간개발을 하면 모든 이익은 그들이 가져가는 상황이었다”며 “제가 경쟁을 시켜서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민간이) 1,800억의 이익을 갖고 우리는 4,600억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5년 사이 집값이 엄청나게 상승했는데, 당시 예측을 못한 것에 대해 문책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박용진 후보를 향해서는 “민간 자본을 유치해 시의 이익을 확정하고 나머지 위험부담은 민간이 지도록 입찰을 했고, 제일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곳을 선택한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물었고, 추미애 후보에게는 “개발이익을 민간이 다 갖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공공개발은 공공이 다 환수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자신의 주장에 대해 동의를 구하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박 후보는 “결과적으로 우리가 다 분개하고 있다. 국민 역린이 무엇이냐. 부동산으로 부당이익을 가져가는 소수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부당이익을 차단하는 것이 저도 당도 후보도 공감하는 정책이다. 그래서 정책적으로 실패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다시 성남시장으로 되돌아간다면 똑같은 정책을 설계할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추미애 후보 역시 “이재명 후보는 ‘왜 예측을 못했느냐. 결과를 가지고 묻지 말라’고 말하지만 달리 보면 토지수용이라는 강제권을 법조 카르텔과 금융자본 권력이 거꾸로 성남시를 이용한 측면도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나아가 추 후보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부동산 논란으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사직한 점을 꼬집으며 “내 사람이 아니면 엄격하고, 내 사람은 모해위증이라며 (비호하는 게 아니냐)”고 역으로 압박했다. 그간 주요 사안에서 이재명 후보를 감싸며 같은 노선을 걸었던 것과 다른 사뭇 모습이었다.
이낙연 "토건 비리 개입 왜 몰랐나"…이재명 "금융기관 뒤에 숨어서 몰랐다"
대장동 의혹을 두고 이낙연 후보와의 날선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낙연 후보는 “단군 이래 최대 이익 환수라고 했다가 지난번 토론회 때에는 ‘국민의힘 게이트 토건 비리’라고 규정을 했다”며 “9월 17일 KBS 보도를 보고 (토건 비리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수년간 몰랐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제3의 방법을 찾아 민간 자본으로 이익을 확보했다. 당시 기준 70%를 넘게 환수한 것인데 잘한 게 아니냐”며 “최초 (땅을) 매입했던 세력이 공중분해된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3개 컨소시엄에 일부 끼어 있었다. 금융기관 뒤에 숨어서 몰랐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반대로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상대로 ‘1100배 수익률’ 주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1억원 자본의 회사가 500억원을 조달해 250억원을 남기면 수익이 250배냐 50%냐”며 “적반하장식 국민의힘 가짜뉴스, 조선일보식 선동에 공감하는 발언”이라고 반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