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명단에서 11일 만에 복귀...29일 양키스전 선발
와일드카드 레이스 절체절명 순간, 부담 큰 경기 등판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류현진(34)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출에 나선다.
토론토는 29일(한국시각) 오전 8시 7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펼쳐지는 ‘2021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전 선발투수로 류현진을 예고했다. 지난 19일 목 부위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지 11일 만의 등판이다.
LA 다저스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4년 8000만 달러 조건에 토론토로 FA 이적한 류현진은 1년 반 동안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AL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지난해는 토론토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올 시즌에도 첫 10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을 비롯해 커터-커브 등 모든 구종의 위력이 떨어졌다. 강점이었던 정교한 제구가 되지 않다보니 힘을 실어 던진 직구도 가운데로 몰리면서 장타로 연결됐다.
기복을 드러낸 여름에도 AL 다승왕을 노릴 정도였지만, 최근 8경기(2승4패)에서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체면을 구겼다. 꾸준하고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하던 류현진은 4경기에서 5자책점 이상을 기록했다. 최소이닝 기록을 깨고 대량실점하며 조기강판을 당했던 9월의 3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0.45에 이르렀다. 팀이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나타난 부진이라 더욱 도드라졌다.
에이스 칭호는 후반기 들어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떠오른 로비 레이에게 내준 지 오래다. “류현진이 걱정거리가 됐다” “지금 상태라면 포스트시즌에서 5선발을 맡게 될 것” 등과 같은 현지언론들의 따가운 평가도 들어야했다. 류현진도 “선발투수로서 초반에 대량실점을 하고 무너져 야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과 없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가라앉은 에이스’ 류현진은 시즌의 끝을 잡고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몬토요 감독은 27일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휴식을 취한 류현진은 제구력도 좋아졌다”며 29일 등판을 알렸다. 류현진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팀을 구하고 떨어진 명예도 세워야 한다.
상대는 올 시즌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1.88로 강했던 양키스다. 1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던 최근 5경기 중 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는데 상대가 양키스(6이닝 무실점)다. 가장 최근 선발승도 양키스를 상대로 따냈다. 최악의 부진 속에도 양키스를 상대로는 괜찮았다.
그러나 지금의 양키스는 매섭다. 6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타선은 공포 그 자체다. 최근 6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6점 이상을 뽑았다. ‘홈런왕’ 출신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보스턴과의 3연전에서 3홈런(10타점)을 터뜨렸다.
현재 토론토는 AL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1~2위 보스턴-양키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정규시즌 일정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양키스와의 3연전 첫 경기는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류현진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한판이다. 이번에도 무너진다면 질타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이 자명하다. 반대로 확실하게 반등하고 팀을 승리로 이끈다면 대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가라앉았던 류현진이 다시 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