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회, 대장동 살벌 공방전
이재명 "유동규, 문제 있으면 당연히 내가 책임"
이낙연 "이재명 성남시장 때 생긴 일…큰 짐"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4인은 30일 2대(이재명·추미애) 2(이낙연·박용진) 구도로 대립하면서 거친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대장동 의혹이 민주당에 호재라고 판단했지만, 이낙연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은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 지사와 추 전 장관은 이날 오후 TV조선이 주관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회 중 '이슈 O·X 코너'에서 '대장동 이슈, 민주당에는 선거 호재냐'는 질문에 'O 팻말'을 들었다. 반면 이 전 대표와 박 의원은 'X 팻말'을 선택했다.
이 지사는 "공공개발을 막고 민간개발 이익을 100% 취하려 했던 것은 국민의힘이고, 공공개발을 하겠다고 5년간 싸운 것은 이재명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민주당은 괜찮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대장동 사건을 보면서 검찰·언론·정치·재벌의 카르텔을 보고 추미애가 평소 지대개혁 (주장)하더니 이번 사태를 미리 예견을 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사건은 굉장히 복합적인 비리이고 진상규명하기가 만만찮을 것"이라며 "(사건이) 문재인 정부 시기에 있었다는 것이 큰 짐이고, 또 이 지사가 성남시장 때 생긴 일이라는 것도 큰 짐이다. 최소한 호재는 아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호재라는 표현 자체에 동의를 못하겠다. 피눈물 나는 일을 가지고 정치적 호재라고 생각하는 게 실례"라며 "여당이라 무한책임이 있다. 진영논리로 나눠서 보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달갑지 않다"고 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선 대장동 의혹을 두고 격한 공방이 벌어졌지만, 이 지사는 정면돌파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박 의원이 "유동규 씨가 (금품수수에) 연관돼 있으면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이냐"고 묻자, 이 지사는 "당연하다. 내가 관리하는 산하기관의 직원이고, 문제가 생겼으면 일선 직원이 그랬더라도 내 책임"이라고 답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중심에 서 있는 화천대유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측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이전에 시설관리공단 직원관리 업무를 했을 뿐 측근은 아니다"라며 "산하기관 중간 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으로 미어터질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또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에서 영화사업 투자하려고 380억 지원해 달라'고 했는데, (내가) '안 된다'고 하니까 나가버렸다"며 거듭 측근설을 부인했다.
추 전 장관이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민간사업자 선정부터 이익 배분까지 관여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성남)시장 결재·승인 없이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이 지사에게 묻자, 이 지사는 "국민의힘이 성남시의 지방채 발행을 막는 등 저지해서 민관합작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었는데, 민관합작을 하려면 마귀의 돈을 쓰고, 마귀와 거래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검찰 특수부 수사를 몇 번 받게 될 테니 부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오염이 일부 됐다"고 했다.
이 지사는 자신을 겨냥해 대장동 의혹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이 전 대표를 향해 강한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 후보이시지 않느냐"며 "(국민의힘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고, 누가 고문을 하면서 몇 억씩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는 이미 확인된 심각한 문제인데, 저에 대해선 언론들이 그냥 추측으로 증거도 없이 마구 공격한다. 최소한 민주당 후보 입장에서 국민의힘에 대해 더 공격해야 하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