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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창작자와 동반성장” 강조한 넷플릭스…‘오징어 게임’ 추가 수익은 독차지


입력 2021.10.03 09:26 수정 2021.10.03 09:2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한국 드라마 제작사, 넷플릭스 하청업체 전락 우려도

“넷플릭스가 한국 창작자들과 함께 국내 산업 후광효과를 만들어냈다. 콘텐츠는 웹툰, 웹소설, 패션, 관광, 뷰티, 푸드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5년간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는 5조6000억원이며 1만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넷플릭스

지난달 29일 넷플릭스는 파트너데이를 열고 ‘한국 창작자들과의 동반성장’을 이뤘다고 이 같이 홍보했다. 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8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 시청자의 한국 콘텐츠 주 시청 채널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영화가 64.3%, 드라마가 63.2%였다”며 “넷플릭스가 한류의 무대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과 ‘킹덤’ 시리즈, ‘스위트홈’ ‘디피’(D.P) 등의 국내 콘텐츠를 세계적 인기 콘텐츠로 만들어내면서 각종 부가가치를 생산해내고 있다. JTBC ‘스카이캐슬’처럼 넷플릭스가 방영권만 구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제작 이전 단계의 투자부터 중간단계 투자, 제작 완료 이후 투자 총 세 번에 걸쳐 제작비를 투자하고 드라마 등을 넷플릭스에 끌어와 저작권을 독점하는 형태를 띤다.


제작사들 입장에서 넷플릭스의 이 같은 시스템은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다. 콘텐츠 흥행 여부와 관계 없이 충분한 제작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의 콘텐츠 제작사는 제작 역량을 증명하면서 향후 투자를 받을 때 조금 더 유리한 조건을 획득할 기반을 만들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저작권을 넷플릭스에 넘겨주기 때문에 작품이 아무리 흥행한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수익은 얻을 수 없다. 스핀오프나 리메이크 등 기존 콘텐츠를 다시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도 제작사의 의지로 할 수 없는 셈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제작비를 넷플릭스에서 투자하는 것에 따른 안정적 환경은 무시할 수 없다. 계약에 따라 세부적 내용이 달라질 순 있지만 기본적으로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대는 대신 수익을 나누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창작자의 제작능력이 넷플릭스에 잠식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우려가 되는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업계에선 지적재산권(IP)이 완전히 넷플릭스에 넘어가는 것을 두고 국내 킬러콘텐츠 제작능력을 넷플릭스가 가져가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자칫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넷플릭스의 ‘하청업체’로 전락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히는 글로벌 OTT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진출 채비를 마치며 사실상 넷플릭스 1강 구도인 국내 OTT 시장 판도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 제작사들이 플랫폼과의 ‘협상 카드’가 생기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이제 넷플릭스도 콘텐츠를 독점하기 위한 막강한 경쟁상대가 생기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디즈니 플러스 외에도 애플, HBO맥스 등 다수 OTT가 한국 시장에 진출해 한국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며 “플랫폼과 제작사 사이에서 콘텐츠를 통한 추가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 분배 구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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