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지적장애 동생, 특수학교서 2년간 성폭행 당해”…임테기도 발견됐다


입력 2021.10.12 10:35 수정 2021.10.12 10:35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광주의 한 특수학교에서 다운증후군의 지적장애 2급 여학생이 같은 학교 남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동생이 특수학교에서 성폭행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피해자의 언니라고 밝힌 A씨는 “지난 6월 동생의 소지품에서 임신 테스트기가 발견돼 우리 가족은 끔찍한 사실을 마주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동생은 올해 19세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정신 연령은 4~8세 수준의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동생에게 ‘누가 테스트기를 줬냐’고 묻자 동생이 손가락으로 2-1이라고 표현했다”며 “성폭행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들께 이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학교 선생님은 그의 동생에게 “임신 테스트기를 준 친구에게 초콜릿을 가져다주라”고 했고, 동생은 누군가에게 다가가 초콜릿을 전달했다. 그 순간 선생님은 미리 짐작이라도 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A씨는 “더 충격적인 것은 ‘해당 학생이 전에도 이같은 짓을 벌인 적이 있었다’는 말이었다”며 “해당 남학생은 일상생활이 가능한 지적장애 3급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해당 학생과 또 다른 남학생이 피해 학생을 화장실과 샤워실에서 2년간 성관계를 강요하며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부인과에 동생을 데리고 가 진료를 받은 결과, 처녀막 파열과 가드넬라균 감염 진단을 받았다”면서 “해바라기 센터의 도움을 받아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지적능력이 부족해 별다른 성과를 얻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A씨는 경찰조사에서 부족한 진술로나마 사건이 접수돼 가해자 조사가 진행됐고, 가해 학생은 성폭행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SNS를 통해 피해 가족들이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A씨는 “가족들조차 집에서 동생을 혼자 두지 못하는데 담임 선생님은 동생이 혼자 밥을 먹고 교실에 올 수 있다고 판단해 홀로 급식실에 두고 갔다”며 “그 사이 사건이 터졌지만, 학교 측은 아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의 판단이 옳다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피해 학생은 사건 발생 후 4개월째 등교를 못하는 상태며, 외출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동생이 장애아라는 이유로 주위에서 받는 따가운 시선보다 더 무서운 것은 폭력을 묵인하는 학교의 태도”라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도 미안한데 제대로 보호받지도 못한 동생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냐”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제 동생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제대로 의사표현조차 못하는 특수학교 학생들의 인권을 찾아달라. 장애아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전하며 글을 마쳤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진선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