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 지속에 3Q 판매 감소…영업익 전망치 하회 전망
4Q 생산 차질 물량 해소에 '총력'…연간 목표 목표치 달성 '관심'
현대차·기아의 3분기 실적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로 기대를 밑돌 전망이다.
양사는 출고 가능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공급 지연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으로 4분기 '풀가동 체제'를 시현해 부진했던 3분기 실적을 만회할 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조7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전분기 대비로는 8.7% 감소할 전망이다.
작년 3분기 영업손실(3138억원)은 2조1352억원에 달하는 세타2 GDI 등 엔진 결함에 대한 품질 비용이 반영된수치로, 이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5.5%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조2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4.9% 증가, 전분기 보다 12.8% 감소할 전망이다. 기아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도 품질 관련 비용이 대거 반영된 수치로 이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때문이다. 이 기간 양사는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과 중단을 반복해야 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3개월간 세 차례 충남 아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으며 지난달(13~17일)에는 울산 4공장을 세웠다. 아산공장에서는 현대차의 주력 세단 라인업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며, 울산 4공장에서는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스타렉스, 포터 등을 제조한다.
가동 중단이 가장 길었던 7~8월은 여름 휴가 일정(8월 2~6일) 외에 아산공장 내 전기차 설비 설치 공사가 맞물렸으며, 9월은 순전히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이슈로 생산이 줄었다.
해외 공장 역시 반도체 공급난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달 3일과 7일 멈췄고, 기아 조지아 공장은 9월 7일 중단됐다.
하이투자증권은 "당초 기대와 달리 차량용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이 밀집한 말레이시아에서의 락다운으로 쇼티지(공급부족)가 장기화됐다"면서 "9월 감산폭이 예상 보다 커지면서 3분기 생산실적은 사업계획 대비 90%를 하회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부족 여파로 현대차의 판매대수는 9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22.3% 급감했다. 3분기(7~9월) 전체 판매 대수는 89만4664대로 전년 동기(99만7814대)와 전분기(103만1349대) 판매량을 모두 하회한다.
기아도 9월 국내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했다. 3분기 전체 판매 대수는 68만3649대로 전년 동기 대비(69만9402대), 전분기(75만4117대) 판매량 보다 적다.
양사는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일정 조정으로 공급 지연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만 TSMC 등 주요 반도체 공장들이 반도체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통보하면서 공급 지연은 물론, 원가 상승 부담도 짊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환율이 상승 기조인 것은 수출 단가가 올라간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나, 양사 모두 국내 보다는 현지 생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차질로 고전한 현대차·기아는 4분기에는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특근 등으로 생산 대기 물량을 해소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COO 겸 북미권역 본부장은 이날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으로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8~9월이 "가장 힘든 달"이었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말레이시아 현지 상황이 9월 말부터 개선되면서 현지 반도체 공장들의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에 힘 입어 현대차·기아는 11월부터 특근 재개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GV60을 선보인 데 이어 연말 플래그십 세단 G90 출시도 앞두고 있는 만큼, 하반기 신차 효과를 통한 수익 개선 노력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