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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가슴 뜨거워지는 작품”…‘빌리 엘리어트’가 증명한 1만 시간의 법칙


입력 2021.10.19 15:44 수정 2021.10.19 15:4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2022년 2월 2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

1만 3488시간, 562일, 약 18개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 ‘1만 시간의 법칙’도 뛰어넘었다.


ⓒ신시컴퍼니

19일 오후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네 명의 빌리 김시훈·이우진·전강혁·주현준을 비롯해 배우 최정원·김영주·조정근·최명경·박정자, 이재은 연출, 이정권 안무, 신현지 조안무, 오민영 음악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박명성 프로듀서는 “그간 수십년간 작품을 해오면서 어떤 작품이 제일 힘들었냐고 물으면 ‘빌리 엘리어트’를 꼽는다. 행정적 업무를 제외하고라도 아역 배우를 트레이닝 시키는 과정이 1년 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빌리 엘리어트’는 7세부터 80세까지 폭넓은 배우층을 형성하고 있다. 공연 준비만으로도 힘든 작품인데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힘들었지만 네 명의 빌리들을 포함해 아역, 성인, 크리에이티브 팀들, 뮤지션 등 100여명의 스태프와 출연진 덕분에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빌리 엘리어트’는 1984년~85년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복싱 수업 중 우연히 접한 발레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가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2000년 개봉해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됐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 초연됐고, 7년 만인 2017년 재공연 됐다.


신현지 조안무는 “4년 만에 다시 가족을 만난 느낌이다. 그동안 못 나눴던 이야기, 새로운 안무들이나 새로운 빌리들을 기대하면서 시작했다. 기쁜 마음으로 (공연을) 맞이하고 있다”고, 오민영 감독은 “‘빌리’를 다시 만나면서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이었구나 새삼 느꼈다. 연습 과정에서도, 공연을 하면서도 아이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매회, 매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시컴퍼니

4년 만에 돌아온 ‘빌리 엘리어트’는 지난해 2월 1차 오디션을 시작으로 1년 동안 총 세 차례에 걸친 오디션 끝에 4명의 빌리 김시훈, 이우진, 전강혁, 주현준을 캐스팅했다. 4명의 소년이 첫 오디션부터 첫 공연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만3488시간, 562일, 약 18개월이다.


특히 이 어린 배우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지속된 트레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마스크를 쓴 채 기초체력을 위해 필라테스를, 공연의 안무를 위해 발레, 탭 댄스, 아크로바틱을, 리듬감 훈련과 몸의 움직임을 위해 재즈댄스, 현대무용을 배웠고, 80페이지가 넘는 대본과 가사를 외우고 빌리의 감정을 쌓았다.


지난 8월 31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빌리들은 약 1개월여동안 무대에 오른 소감으로 “여전히 떨린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들은 최정원은 “(빌리들이) 첫 무대 당시 떨린다고 했는데 저는 33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떨린다”면서 “무대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이 떨림이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빌리들도) 이 떨림이 귀하게 느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빌리들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최정원은 “이번 빌리가 특별한 건 4명의 색이 달라서 매일 처음 하는 공연처럼 느껴진다. 한달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늘 첫 공연인 것처럼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김영주 역시 “무대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자체가 성인 배우들에게는 큰 영광이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어떻게 어떤 행동이 나올지 성인들이 그 인물이 되어있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우리한테는 아이들이 선생님 같다. 아이들의 순수함은 성인들은 따라할 수 없는 위대함이 있다. 함께 공연하는 자체가 기쁜 일이고 쭉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빌리 엘리어트’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작품의 최고령 배우인 박정자는 “4년 전에도 빌리의 할머니로 출연했었고, 이번 무대에 다시 함께 하게 됐는데 이번 무대가 더 떨린다. 노래 딱 한곡인데 실수할까봐 굉장히 긴장한다. 무대 등장하기 직전까지 200% 긴장한다”면서 “‘빌리 엘리어트’는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감동을 준다. 60년 무대 서면서 대표작으로 ‘빌리 엘리어트’를 꼭 꼽으리라고 마음먹는다. 늘 감동을 주고, 무대 밖에 많은 앙상블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2022년 2월 2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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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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