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업부 잇단 희망퇴직으로 1년 새 2400여명 감소
창고형 할인점 사업 확대하고 슈퍼는 ‘롯데 프레시 앤 델리’로 교체
롯데쇼핑이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에 나섰다.
작년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올 들어 사업부별 희망퇴직으로 조직 혁신은 물론 대형마트, SSM 등 주요 사업에서도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임직원 수는 총 2만1752명으로 작년 상반기 2만4228명 대비 2476명 감소했다.
작년 롯데하이마트를 시작으로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롯데백화점과 올해만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한 롯데마트 등 주요 사업부의 인력 구조조정 영향이 컸다.
올해 8월 롯데백화점 동탄점, 9월 타임빌라스 등 신규 출점이 진행되고, 연말 공채를 통한 신규 인력 채용이 예정된 것을 감안하면 기존 인력과 신규 인력 간 교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르면 이달 말 단행된 올해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혁신 기조와 신사업을 위한 신규 영입이 이어질 경우 임원급 인력 교체 폭도 상당 부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조직뿐만 아니라 주요 사업부도 간판까지 교체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형마트 사업부인 롯데마트는 기존 마트 사업 대신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롯데쇼핑은 작년 2월 IR 컨퍼런스콜에서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중 30%인 200여개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도 가성비 중심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창고형 할인점 업태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전략을 바꿨다.
실제로 2018년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매출 비중은 77.8%대 22.2%로 대형마트가 3배 이상 높았지만 작년에는 대형마트 74.7%, 창고형 25.3%로 창고형 할인점의 비중이 증가했다. VIC마켓의 경우 작년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주요 상권에 위치한 기존 롯데마트를 온라인 배송거점을 전환하는 동시에 창고형 할인점으로 전환해 온라인 강화와 사업 효율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 VIC마켓은 현재 서울 금천점과 영등포점 두 곳이다.
롯데마트는 내년 초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VIC마켓으로 전환하고 2023년까지 20개 이상의 점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소비자 쇼핑 트렌드에 맞춰 리빙, 펫, 화장품 등 전문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MD 변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동시에 새로운 상호명을 도입해 새로운 이미지로의 쇄신도 노린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5일과 12일 각각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롯데마트 맥스라는 상표권을 등록했다.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롯데마트 잠실점을 향후 롯데마트 제타플렉스로, VIC마켓을 롯데마트 맥스로 상호명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슈퍼는 올해부터 신규 출점 점포와 기존 점포 간판을 ‘롯데 프레시 앤 델리’로 교체하고 가맹점 확대에 나섰다. 기존 매장에 비해 신선식품은 물론 즉석조리식품 등 델리 코너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만 40여개의 신규 가맹점을 개설한 롯데슈퍼는 이달 4일부터 시작된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에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최초로 참여하며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롯데쇼핑의 대대적인 변화가 경쟁사인 신세계의 약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 들어 이베이코리아, W컨셉, 프로야구단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온라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롯데의 변화가 더디다는 지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당초 점포 정리 방침에서 창고형 할인점 육성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나 펫, 그로서리 등 킬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MD 변화를 준 것 또한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전문매장 콘셉트의 성공 전략을 벤치마킹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