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싱가포르와 트래블버블 체결…미체결 국가들도 백신 접종하면 자가격리 면제
여행객 "해외여행 선택지 늘어나…방역지침 준수하면 안전하다 생각"
전문가 "단계적 일상회복·자가격리 완화에 해외여행 심리적 장벽 낮아져"
"돌파감염 많아 주의 요망…해외여행시 사적모임·다중이용시설 자제해야"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000명을 넘어섰지만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과 백신 접종자의 자가격리 면제로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상회복과 자가격리 면제로 해외여행에 대한 장벽이 낮아졌다며 해외여행을 갈 경우 돌파 감염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스스로 방역 지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 당국은 지난 7월 24일부터 10월 말까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사이판에 다녀온 우리 국민은 2517명이다. 지난 7월 14명에서 8월 43명, 9월 629명, 10월 1831명 등으로 계속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부터 사이판, 11월부터 싱가포르 등과 트래블버블을 체결했고 미체결 국가 중에서도 미국, 스페인, 영국, 태국, 몰디브 등의 국가는 백신 접종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어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이 한결 줄었다.
얼마 전 미국 여행을 다녀온 최모(27)씨는 "해외여행을 망설이고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여행을 결심하게 됐다"며 "출국할 때 보니 비행기 좌석이 꽉 찼다. 최근에는 입국이 가능한 나라들도 많아져 해외여행 선택지가 훨씬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의 경우 생각보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나 자신이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스크를 쓰고 방역을 준수하면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초 괌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서모(26)씨는 "한 번뿐인 신혼여행이라 제주도가 아닌 해외로 가고 싶었는데 최근에 해외여행을 가는 기사들도 많이 나오고 있어 해외여행을 결심하게 됐다"며 "심지어 좌석 부족으로 한번 항공이 취소된 적도 있고, 금액도 1.5배에서 2배 정도 올랐는데도 해외에서 많은 한국인 여행객을 만났다"고 전했다.
서 씨는 "해외는 야외에서는 80% 정도가 마스크를 쓰지 않는 분위기인데, 이런 것들이 걱정되면 아직 해외여행은 어려울 것 같다"며 "오랜 만에 해외여행을 가게 되니까 일상을 되찾은 기분"이라고 자랑했다.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의 시행과 자가격리 면제 등의 방역지침 완화로 해외여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해외 유입 확진자의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아 걱정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해외여행 시 정해진 방역 지침을 반드시 따르고, 무엇보다 개인 스스로 지키는 방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방역 수칙을 지켜오며 쌓인 피로감도 크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서면서 제약이 많이 풀렸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백신을 접종하면 자가격리도 면제되다 보니 해외여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것"이라며 "여기에 치료제 개발 소식까지 들리면서 앞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해 다양한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 유입 환자 발생을 보면 2-30명 선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해외여행이 위험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델타 변이만 있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말했다. 다만 그는 "부스터샷 대상이 된다면 반드시 접종하는 등 정해진 방역 지침에 따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돌파감염 사례가 많아 해외여행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만약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사적인 모임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을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고 개인 스스로 지키는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