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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75% →1%, 막내린 ‘제로금리’시대


입력 2021.11.25 09:44 수정 2021.11.25 18:27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지난 8월 이어 0.25%p 인상

1845조 가계부채·인플레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이로써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기준금리가 0.75%에서 1%로 상향됐다.


한은은 25일 서울 세종대로 본부에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0.75%에서 1%로 올린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제로 금리' 시대는 1년 8개월 만에 끝났다.


한은은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p 상향했다. 그러나 10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인상은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15일까지 국내 채권 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100명 중 90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금리 인상을 전망한 응답 비율은 지난 9월 조사 때보다 13% 높았다. 반면 금리 동결 예상 응답 비율은 10%로 같은기간 87%와 비교해 대폭 낮아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초부터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을 거듭 보내왔다. 1845조에 육박한 가계부채, 치솟는 부동산, 자산가격 쏠림 등과 반년 넘게 2%를 상회하는 물가상승률은 금리 인상의 명분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기준금리 인상의 결단을 내린 것은 경제위축에 대한 우려보다 이같은 금융불균형 해소가 더 시급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가계부채는 전분기 대비 36조7000억원 늘어난 1844조9000억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폭은 전분기(43조5000억원)보다 축소됐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증가폭은 7분기 만에 둔화됐으나, 이는 신용대출 축소에 따른 결과로 주택담보대출은 사상 최고치인 969조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20조8000억원으로 2016년 4분기(24조2000억원) 이후 4년 9개월만에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도 거세지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만의 최대치다. 상승률이 3%대를 돌파한 것 역시 9년 8개월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원자재,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백신접종 확대, 단계적 일상 회복 등으로 산업활동동향 경제지표는 양호한 상황이다. 9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13.1(2015년=100)로 전월대비 1.3% 늘었다. 서비스 생산이 늘어나며 3개월만에 증가 전환했다. 민간소비도 회복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0월 국내 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치솟으며 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 또한 103.8로 두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코로나 백신접종 확대와 학습효과로 체감경기가 쉽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단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인 4000명을 넘어서는 등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의 변수다.


한편 이번 금리 인상결정에는 1명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주상영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이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동시에 동결을 주장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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