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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현대차 입찰 담합한 8개 업체 과징금 207억원


입력 2021.12.08 12:03 수정 2021.12.08 11:32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사전 물량 배분·가격 담합

현대·기아차 입찰 방식도 문제

내년부터 입찰 방식 바꾸기로

공정거래위원회 MI. ⓒ데일리안 DB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기아자동차 알루미늄 합금제품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8개 업체에 총 206억7100만원의 과징금 부과했다. 더불어 현대·기아자동차 입찰 방법이 업체 담합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8일 (주)알테크노메탈과 (주)세진메탈, 한융금속(주), (주)동남, (주)우신금속, 삼보산업(주), 한국내화(주), (주)다원알로이 8개 업체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총 206억7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현대자동차(주)와 기아(주), 현대트랜시스(주)가 실시한 알루미늄 합금제품(용탕) 구매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물량 배분을 하고 낙찰예정순위와 투찰 가격을 담합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2016년 12월까지 담합을 계속하다 2017년 2월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하자 중지했다. 그러다 회사 수익이 악화하자 2019년 9월부터 다시 담합을 벌였다. 다만 한국내화는 2016년 12월까지, 다원알로이는 지난해 3월부터 입찰 담합에 가담했다.


8개사는 입찰 전날 모임 등을 통해 전체발주물량을 업체별로 비슷한 수준으로 배분했다. 협의한 물량에 맞춰 품목별 낙찰예정순위와 투찰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했다. 2014년과 2015년, 2017년에는 물량확보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연간 물량 배분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담합 결과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해당 입찰에서 합의한 대로 낙찰자와 투찰 가격이 결정돼 8개사는 매번 입찰에서 높은 가격으로 납품 물량을 확보했다.


한편, 공정위는 헌대·기아차의 입찰 제도가 이러한 담합을 유인하는 측면이 있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하기도 했다.


당시 현대·기아차 입찰 방법은 품목별로 복수의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고 납품가격은 낙찰자들의 투찰가격 중 최저가로 정했다. 현대·기아차는 모든 낙찰자에게 이 가격을 통일적으로 적용했다.


이런 방식은 현대·기아차 공장과 멀리 떨어진 업체마저 공장 인근 업체와 같은 가격으로 납품하게 만들어 운송비 등에 따른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현대·기아차 입찰 방식이 업체 간 담합을 유인하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현대·기아차와 함께 입찰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해 내년부터 입찰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앞으로 현대·기아차는 운반비를 별도로 책정해 울산과 경기도 화성공장에 납품되는 알루미늄 용탕 가격을 다르게 정하기로 했다.


더불어 그동안 업체들이 납품가격이 예상보다 낮게 결정된 경우에도 추후 입찰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납품 포기를 요청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낙찰사의 납품포기권을 1개사에 한해 공식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또한 업체들의 안정적인 공장운영을 위해 최저 15%의 납품 물량을 업체에 보장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민간 분야에서 장기간 지속된 입찰담합을 적발해 제재했을 뿐만 아니라 발주처와 협의해 담합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입찰시장에서의 담합행위를 감시하는 한편 사건처리 과정에서 파악한 불합리한 입찰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을 이끌어 사건처리와 제도 개선과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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