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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유한기 사망…檢 대장동 윗선 수사 '제동' 걸리나


입력 2021.12.10 16:57 수정 2021.12.10 17:10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유 전 본부장,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극단적 선택

수사팀내 코로나19 확산·곽상도 영장기각 등 수사 난항

포천시의회 포천도시공사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한 유한기 포천도시공사 사장(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포천시 의회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연루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구속 심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을 시작점으로 '윗선'을 규명하려던 검찰의 수사는 또다시 제동이 걸리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피의자 사망에 따른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4인방'으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의 로비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퇴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도 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동안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다.


검찰은 지난 7일 유 전 본부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오는 14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로 돼 있었다. 영장에 뇌물 혐의만을 기재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한 후 '윗선'의 연루 가능성이 있는 다른 의혹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시장님', '정 실장'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정책실장이었던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 '윗선'의 의중을 파악하고 이를 공사 측에 전달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대장동 개발 관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10일 오전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 된 가운데, 경찰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성남시 수뇌부와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배임 행위의 배후를 밝히는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유 전 본부장의 사망으로 무위로 돌아간 상황이다. 피의자가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영장 청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만큼 향후 수사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검찰은 수사팀 출범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대장동 4인방' 기소 외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장 재청구 끝에 김만배씨의 신병을 확보했던 지난달 초에는 수사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조사가 지연됐다.


이후 방역수칙을 어긴 '쪼개기 회식'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수사팀 부장검사가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대장동 4인방 기소 후 청구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로비 의혹 대상자들에 대한 수사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짤막한 입장문을 내고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수사팀은 그동안 관련 규정 등을 준수해 수사를 진행했고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했다.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글을 남겼으나, 유족들은 유서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않는다는 입장을 경찰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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