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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진지한 시사·교양, OTT·유튜브선 ‘즐겁게’ 변신


입력 2021.12.23 08:16 수정 2021.12.23 08:1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한국인의 밥상’의 4부작 스핀오프 ‘한국인의 술상’ 웨이브 공개

각 지역을 돌며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던 최불암이 술상을 앞에 두고 한층 풀어진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교양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에서 ‘한국인의 술상’으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예능에 이어 진지한 시사, 교양도 OTT를 만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KBS

지역 대표 음식들의 숨겨진 이야기, 역사 등을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담아내는 KBS1 ‘한국인의 밥상’의 4부작 스핀오프 ‘한국인의 술상’이 최근 웨이브, 네이버TV, 카카오TV 등을 통해 공개됐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음식이 아닌, 전통술의 역사를 배우고, 달아오르는 취기 속에서 그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소주가 주제가 된 첫 회에서는 최불암이 래퍼 최자와 함께 삼겹살을 구우며 이야기를 나눴다. 최자는 동료에게 사기를 당한 이야기를 털어놓는가 하면, 최불암도 한층 풀어진 모습으로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막걸리, 과하주, 청주와 전통 소주 등 다양한 술의 역사를 파헤치고, 또 진지하고 재미난 대화들을 나누며 남은 회차를 채웠다. 각 지역을 돌아다니고, 술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하며 ‘한국인의 밥상’ 콘셉트를 이어가긴 했지만, 빠른 호흡으로 이들의 여정을 담고, 한결 편해진 모습으로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최불암은 OTT였기에 볼 수 있었던 새로운 모습이었다.


물론 TV와 OTT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진 지 오래다. 지난해 MBC가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 한혜진, 화사가 출연하는 유튜브 스핀오프 콘텐츠 ‘여은파’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 바 있으며, tvN 드라마 ‘마우스’는 스핀오프 ‘더 프레데터’를 티빙에서 공개하며 드라마의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현재 tvN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 코너 ‘사이코러스’의 스핀오프 ‘빽사이코러스’가 유튜브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고, KBS2 코미디 프로그램 ‘개승자’는 코너 준비 과정 등 TV에서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유튜브로 공개하기도 한다.


TV보다는 제약이 적은 OTT, 유튜브를 활용, 본 방송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들을 과감하게 선보이며 기존 팬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새로운 시청자들에게는 ‘매운맛’ 이야기로 관심을 유도했던 것이다.


ⓒ유튜브 캡처

진지한 분위기와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시사, 교양은 변신이나 확장의 여지가 크지 않다고 여겨졌지만, ‘한국인의 술상’처럼 소재만 살짝 비틀어도 새로운 재미가 나오기도 한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뒷이야기, 전문가들의 유쾌한 모습 등을 공개 중이다. 취재 현장에서 일어난 일이나 방송에 담지 못한 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하는가 하면,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전문가들이 마피아, 라이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담아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각종 사건, 사고들을 다루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림들이었다.


tvN 교양프로그램 ‘책 읽어드립니다’, ‘어쩌다 어른’의 제작진이 만든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에서는 주제의 차별화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핀오프 콘텐츠는 아니지만, ‘관계 읽어드립니다’, ‘물리 읽어드립니다’ 등을 통해 기존 프로그램들의 세계관을 잇고 있다. ‘관계 읽어드립니다’에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일상적인 고민을 담아낸다면, ‘물리 읽어드립니다’에서는 물리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깊이 파고들며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역사 읽어드립니다’를 통해서는 조선시대의 독특한 직업들을 소개하며 흥미를 유발하기도 했다.


예능프로그램보다 분위기가 무거운 교양프로그램의 경우 새로운 플랫폼에서 보여주는 색다른 모습이 더 큰 반응을 부르기도 한다. 기존 팬들은 프로그램 또는 출연자들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어 즐겁고, 본 프로그램을 향한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를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무게감은 지키되, 플랫폼 특성을 활용한 교양들의 영리한 확장이 반가운 이유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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