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글로벌 경기 개선' 전망
"美 금리인상 효과 나타날 것" 우려도
새해 코스피는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가 맞물리며 한동안 변동장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5개 증권사는 올해 코스피 지수 예상 상단으로 3600선을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른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에 따른 전망치다. 반면 지수가 2800선까지 밀리며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주요 증권사, 코스피 2800∼3600P 예상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올해 코스피 전망치 고점은 3200~3600p, 저점은 2600~2900선이다. 연초 3000대 초반을 유지하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국내 증시 전망을 발표한 증권사 10곳의 코스피 전망치 밴드 최하단은 2610선이다. 삼성증권은 2800~3400p, IBK투자증권은 2800~3200p, NH투자증권은 2800~3400p, 대신증권은 2610~3330p, 메리츠증권은 2800~3450p를 각각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저점(2822.73)과 고점(3316.08)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으로 변동성 국면이 연장될 수 있어 새해 증시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코스피 상단을 가장 높은 수준인 3600으로 예상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중국 당국의 부양 기조와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반등 기대감이 있고, 하반기에는 경기 사이클 회복에 힘입어 코스피 3600선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예상밴드를 제시한 대신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 지수대는 2610~3330p로, 1분기 중 저점을 통과해 상승하는 흐름을 전개할 전망"이라며 "코스피 상승 반전의 트리거는 물류병목현상의 완화 및 인플레이션 우려 감소와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섹터의 상승 반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저하고' 전망 우세…"1분기 저점 후 상승"
금리인상 등 악재가 지난해 지수에 선반영된 만큼 연초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금리 인상 등 악재를 선반영해 바닥을 찍었다는 심리로 인해 올해 초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쩍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다만 윤 연구원은 "여전히 기업실적 저하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 상황은 변함이 없어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망치는 박한 수준이었다. 일본계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올해 코스피 지수 상단을 3500선으로 제시했다. 이는 외국계 IB중 가장 높은 수치다.
글로벌 IB 크레디트스위스는 상단으로 3400선을 예상했고, 골드만삭스는 3350선, 모간스탠리는 3000선으로 각각 전망치를 잡았다. BNP파리바는 '2022년 아시아 시장 전망보고서'를 통해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하고, 예상 코스피 지수로 3300선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코스피 상장사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이 10% 수준으로 지난해 92%보다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전통적으로 코스피는 EPS 전망치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기 때문에 연말까지 코스피 전망치 상단은 3350p로 제시한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3000시대'…올해도 동학개미 '힘 낼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0일 코스피는 15.64p(0.52%) 하락한 2977.6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5.93p(0.58%) 오른 1033.98로 장을 마쳐 '천스닥' 안착에 성공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주식시장 최고 뉴스로 '코스피 3000포인트-코스닥 1000포인트 돌파'를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1년 간 '용두사미'를 연출했다. 코스피는 1월 역사적인 3000선 돌파에 이어 6월에는 3300선마저 뚫었고, 같은달 25일에는 3316.08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과 75조원 이상을 사들인 동학개미의 힘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미국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의 여파로 하락곡선을 그렸고, 11월 30일에는 2839.01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동학개미들이 올해도 힘을 낼지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 12월 28일에는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하루 동안 3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금액을 팔아치웠다.
여기에 지난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행렬이 꼬리를 물며 크게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지난해 12월 24일까지 해외주식 결제 대금을 집계한 결과 3908억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97% 증가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해 연말 주식시장 부진과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자금 이동도 보였지만, 투자형 상품으로의 '머니무브' 자체를 되돌릴 만한 수준은 아닌 듯하다"면서 "해외주식 투자 증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