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 브랜드는 가격이 경쟁력…가맹점, 경쟁사 눈치 봐야
비프랜차이즈, 가격 인상 체감도 커…“단골 감소 우려”
스타벅스와 맥심에서 시작된 커피 가격 인상을 놓고 프랜차이즈 커피브랜드와 개인 커피전문점 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1년 새 국제 원두 가격이 급등하는 등 가격 인상은 충분하지만 가맹점과 경쟁사 눈치를 봐야 하는 커피 프랜차이즈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개인 커피전문점 간 반응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13일부터 음료 53종 중 아메리카노 등 46종 가격을 최대 400원 인상한다. 동서식품도 14일부터 맥심, 카누, 티오피 등 커피제품 출고가를 평균 7.3% 인상한다.
두 업체는 각각 커피 프랜차이즈와 인스턴트 커피 1위 및 국내 최대 원두 수입유통사로, 지난 2014년 7월 이후 첫 가격 인상이다. 국제 원두가격을 포함한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해운 운임 상승 등 물류비용 급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커피업계는 업계 1위 업체의 선제적인 가격 인상으로 여론 압박에 대한 부담은 대체로 줄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커피 가격 인상을 놓고는 분위기가 갈리는 상황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는 다소 미온적인 상황이다. 특히 아메리카노 한 잔에 1000~1500원 사이인 저가 컨셉의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는 누구 하나 먼저 가격 인상을 발표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가격 인상을 발표할 경우 경쟁사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가맹점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부담에서다. 아울러 가맹점 매출이 떨어지면 가맹점에 원두 등을 공급하는 가맹본부의 매출 또한 하락할 수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커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 A씨는 “본사에서 공급해주는 원두 가격이 아직 오르지는 않았지만 인건비나 임대료 같은 고정비는 계속 오른다”면서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본부에서는 당장 올리기는 어렵다고 한다”며 “1500원에서 2000원으로 가격을 올리면 안 올린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올린 업체들은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경우 100% 직영으로 운영되다 보니 사실상 가맹점주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면서 “가격 인상 요인은 많지만 당장은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은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가맹본부가 원두를 대량으로 구입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는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비교해 더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다 보니 가격 인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원두공급업체가 이달부터 ㎏당 3000원씩 가격을 올리면서 우리도 200~300원씩 가격을 인상했다”면서 “저가 컨셉이라고 해도 보통 1㎏에 1만8000원에서 2만2000원 사이 원두를 사용한다. 원두값만 10% 넘게 인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벅이 동네 개인 카페와 직접적인 경쟁관계는 아니라고 해도 총대매고 인상해주니 가격 올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조금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가 백날 원두 가격 올랐다고 하는 것보다 스벅이 가격 올린 게 소비자들 인식 변화에는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 커피전문점의 경우 단골 손님 비중이 높다보니 가격 인상으로 손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원두와 우유 가격은 물론 인건비, 임대료 다 올랐다”면서 “가격을 올리고 싶지만 단골 손님 빠질까봐 그렇게 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는 테이크아웃 고객들에게 할인해주는 금액을 줄이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