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후 줄곧 몸담았던 FC서울 떠나 울산 현대 이적
대표팀서 각별한 인연 맺었던 홍명보 감독과 또 한 번 동행
새로운 팀에서 선수 말년에 ‘유종의 미’ 거둘 수 있을지 관심
원 소속팀 FC서울과 결별한 박주영의 행선지가 옛 스승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로 결정됐다.
울산은 16일 K리그 대표 스타이자 대한민국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박주영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한 달 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프로무대에 데뷔했던 FC서울과의 결별 소식을 전했다. FC서울은 지도자로서의 동행을 제안했지만 박주영은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FC서울서 사제지간의 연을 맺었던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강원FC와 박주영의 고향 팀 대구FC가 차기 행선지로 거론됐지만 최종 선택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였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박주영과 홍명보 감독의 인연은 각별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박주영의 병역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에 동석해 “주영이가 군대를 안 간다고 하면 내가 대신 가겠다”고 말하며 감쌌다.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박주영은 일본과 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던 박주영을 중용하면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당시 박주영은 부진한 경기력으로 제몫을 하지 못했고, 대표팀도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으면서 ‘의리 축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월드컵 이후 박주영은 해외 생활을 마치고 2015년 친정팀 FC서울로 돌아와 지난 시즌까지 뛰었고, 홍명보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울산 현대 사령탑에 부임했다. 두 사람은 8년 만에 다시 감독과 선수로 연을 이어가게 됐다.
홍명보 감독을 통해 현역 연장의 꿈을 이룬 박주영이 부활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 때 ‘축구 천재’로 통했던 박주영이지만 그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K리그1 17경기에서 단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과거에 비해 공격에서 파괴력이 떨어진 그는 FC서울서 스트라이커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내려와 주로 활약했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보다 스피드와 힘이 떨어지면서 상대에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
울산 현대에서도 새 외국인 선수와 토종 공격수 오세훈의 뒤를 잇는 제3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주전보다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투입돼 ‘게임체인저’로서의 역할을 부여 받을 전망이다. 또한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베테랑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울산 관계자는 박주영에 대해 “오세훈, 김민준, 이동경, 이동준 등 공격 진영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자 성장 속도를 배가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본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홍명보 감독 밑에서 박주영이 선수 말년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