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독립영화 돌파구②] 극장과 OTT 무너진 경계, 독립영화 설 자리는?


입력 2022.01.28 07:53 수정 2022.01.28 07:5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대형 OTT에서 독립영화가 존재감 드러내기는 힘든 상황.”

“온라인과 영화관의 경계 흐려진 상황…그 경계를 넘는 노력 하되, 본질을 잃지 않아야.”

지난 2020년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했다. ‘사냥의 시간’이 포문을 열자 이후 ‘승리호’, ‘콜’, ‘낙원의 밤’ 등이 그 뒤를 따랐다. 큰 스크린에서 영화를 즐길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특별한 배급 절차 없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 또한 확실했다.


‘승리호’는 지난해 2월 5일 공개된 이후 28일 동안 전 세계에서 2600만 가구가 시청했고, 약 80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에 진출,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감독이 되는가 하면 연상호 감독과 김성훈 감독 등 다수의 영화감독들이 OTT를 새 무대로 삼으며 또 다른 기회들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퍼플레이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영화산업이 위기를 맞았지만, 이 틈을 타고 성장한 OTT가 영화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독립영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양한 콘텐츠들을 수급하는 OTT의 특성상 그간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독립·예술 영화들을 손쉽게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난 것이다. 실제로 일부 독립영화 감독들은 “상영에 대해선 기회다. 작은 단편을 찍더라도 보여줄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회가 독립영화들에게 꾸준히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넷플릭스, 티빙, 왓챠, 웨이브 등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대형 OTT는 독립영화들에게 높은 ‘벽’이었다. 한 독립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초기에는 작품의 편수를 늘리기 위해 단편까지도 수급 대상이 되곤 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현재는 신규 작품들이 들어가기 힘든 추세다. 그 흐름이 이어지진 않는 것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나 대형 콘텐츠 쪽에 치중하다 보니 독립영화에까지 기회가 오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 이지연 센터장은 “쉽게 진입하기가 힘들고, 공개가 된다고 하더라도 메인 페이지를 차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는 힘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OTT 내 흥행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다 보니 계약을 하더라도 큰 도움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다. 배급사 관계자는 “2차 판권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는 부가판권사를 거쳐 계약을 하게 되는데, 물론 흥행 가능성이 높으면 계약금의 단위가 올라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영화가 묶여서 계약이 되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기대하기는 힘든 영화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관과 온라인 플랫폼의 경계가 이미 무너진 상황에서 독립영화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글로벌, 대형 OTT는 물론, 여성영화전용 OTT 퍼플레이와 영화제 전용 플랫폼 온피프엔 등 독립·예술영화만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들도 생겨나면서 뒷받침을 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OTT가 창작자는 물론, 관객들에게도 대안적인 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대형 OTT들로만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지금도 중, 소규모, 또는 아주 작은 OTT들이 있고, 그런 것들이 가지는 의미도 있다.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환경들을 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화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온피프엔 관계자는 “처음에는 영화제 쪽에서 의문을 가지기도 하셨다. 특히나 현장감 때문에 선호하지 않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병행을 해야만 하는 상황들이 생겼다. 하지만 온라인 수익이 뒷받침되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는 반응”이라며 “특히 단편 영화의 경우에는 온라인 상영을 하기 대문에 상영료를 받는 경우들이 생기기도 했다. 수익이 크지는 않지만, 수익 창출이 전혀 되지 않던 분야에서 일부라도 수익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과 영화관의 경계가 흐려진 상황에서 그 경계를 넘는 노력은 하되,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