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럭셔리 우먼·맨, 정관장 등 입점 브랜드 41곳으로 증가
입점 브랜드관 운영사는 단 한 곳…“환불이나 해달라” 분노
대규모 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가 최근 명품까지 취급하고 나서자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머지포인트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여전히 피해자들은 뒷전인 ‘마이웨이’ 행보에 반발 여론이 극에 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작년 12월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머지포인트 결제를 모두 중단하고 온라인 커머스 형태로 전환했다.
기존 할인구매한 머지머니를 머지코인으로 전환한 뒤 입점 브랜드별 상품권을 구매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당시 잎순, 어나더미트, 네이처샵, 이블 등 4개에 불과했던 입점 브랜드는 현재 쌤소나이트, 정관장, 수 럭셔리 우먼, 수 럭셔리 맨 등이 추가되며 41개로 늘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입점 브랜드가 늘면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 가짓수가 증가했지만 결제당 상품권을 1장만 사용할 수 있고 판매 상품들이 온라인 최저가보다 대부분 비싸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
특히 수 럭셔리 우먼과 수 럭셔리 맨 브랜드관에서는 발망, 프라다, 버버리, 보테가베네타, 구찌 등의 명품 브랜드의 아이템을 판매하는데 제품 가격에 따라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걸어뒀다.
395만원에 판매 중인 보테가베네타의 체인 카세트 숄더백을 구매한다고 가정해보면 100만원 이상의 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수 럭셔리 우먼 브랜드 상품권(15만원)을 쓰고 잔액 380만원을 자비로 추가 지불해야 된다.
머지포인트에 입점해있는 41개의 브랜드관을 운영하는 업체가 모두 ‘매치메이커스’로 동일하다는 점도 의심스럽다. 한 회사에서 여러 종류의 상품을 가져다 판매하는 구조인데 마치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해 있는 것처럼 속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머지코인 사용처 확대가 아닌 환불을 원하고 있다. 머지플러스 측은 환불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피해자 A씨는 “머지포인트 앱을 통해 누가 명품을 구매하겠냐”며 “대놓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도 “입점 브랜드가 다양해 보이지만 사실상 제휴사는 매치메이커스라는 한 곳에 불과하다”며 “꼼수 부리지 말고 환불 문제나 신속하게 처리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8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머지플러스 대표 남매 측은 사기 혐의 등을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동생 권보군 최고운영책임자(CSO)의 공판을 진행했다.
권 대표와 권 CSO 변호인은 “거래규모가 일정 금액 이하에 해당하면 전자금융업자 등록면제 사유에 해당된다”며 “대형 플랫폼 기업이 초기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영한 것처럼 나중엔 일반 서비스를 줄이고 VIP 구독서비스만 운영하며 손실을 회복할 계획이었는데 금융감독원이 무등록 업체라고 하면서 셧다운이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머지플러스가 별다른 수익이 없는데도 20% 할인을 내세워 돌려막기 식으로 사업을 운영했다”며 “손실이 누적되고 재무건전성 등에 문제가 생겨 언제든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있었음에도 마치 아닌 것처럼 구매자들을 속였다”고 꼬집었다.
피해금 규모를 놓고도 양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피해규모를 2500억원로 추정했지만 머지플러 측은 머지포인트 기준 700억원, 80%를 적용한 환불대금 기준은 5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2차 공판은 내달 3일 오전 11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