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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견고한데…홍남기 "강남4구 3.4억 하락" 동상이몽


입력 2022.02.24 08:07 수정 2022.02.24 08:07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공급확대 및 가계부채 관리…"집값 하향안정세 뚜렷" 호평

서초구 '아리팍', 압구정 '현대' 등 연이은 신고가 경신

"규제로 수요 억제, 장기적 안정흐름 유지 한계"

정부가 집값 하락 분위기를 대세로 굳히려는 모습이다.ⓒ데일리안DB

정부가 집값 하락 분위기를 대세로 굳히려는 모습이다. 이번에는 강남4구 집값도 억대 하락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주택시장 하향안정세가 뚜렷하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강남4구 매매시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실거래가가 8개월 만에 하락한 데 이어 올 2월 첫 주부터는 매매가격지수도 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초구(0.00%)는 보합, 송파구와 강동구는 –0.02%의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고, 강남구는 –0.01%를 나타냈다. 앞서 7일, 2020년 6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이후 2주째 하락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홍 부총리는 "특히 2월 1~20일 강남4구의 실거래 계약을 보면 16개 단지에서 이전 고가 대비 하락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며 "40㎡ 미만 초소형을 제외한 아파트 평균 하락 금액은 3억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시장 여건이 차츰 개선된 데 따른 결과란 해석이다. 강남권 집값도 주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전반에서 집값이 하락할 거란 기대감이 보편적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정부의 시선이다.


정부의 집값 하향안정론이 국민적 공감을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으나 현 정부 들어 치솟은 아파트값은 여전히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기획재정부

그는 "2월 한은 주택가격전망 CSI도 1년 9개월 만에 97을 기록했다"며 "주택시장이 이제 변곡점을 지나 추세적 하향안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집값 하향안정론이 국민적 공감을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으나 현 정부 들어 치솟은 아파트값은 여전히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강남아파트 3억4000만원 하락 주장 역시 해당 기간 강남4구에서 이뤄진 모든 거래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부 가격이 떨어진 단지를 대상으로 평균값을 낸 것이어서 신뢰를 떨어뜨린다.


실제 시장에선 강남권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현재도 신고가 경신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일원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46억6000만원에 실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종전 최고가인 45억원 대비 1억6000만원 오른 수준으로 '국민평형' 기준 역대 최고가다.


같은 날 이곳 아파트 전용 129.92㎡는 61억원에 팔리며 2개월여 만에 직전 최고가(60억2000만원)을 갈아치웠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96㎡ 역시 지난 1월 80억원에 매매됐다. 직전 최고가 64억원 대비 16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하향안정세를 판단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공급대책에 대한 효과보다 규제 강화에 따른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지고 있어 규제만으로 현재의 시장 흐름을 중장기적으로 끌고가기엔 한계가 있단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인위적으로 수요를 굉장히 억누르면서 가격 안정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그간 100건 거래되다가 10건 거래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각종 선행 지표들이 하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이를 가격하락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은 집을 사고 싶어도 못 사는데 여전히 강남권 신고가가 이어지는 건 여윳돈이 있는 자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시장이라는 의미"라며 "정부가 규제하는 형태로 시장을 이끌고 갈 수 있다면 거래 자체가 일어나지 않을 테니 시장은 더 안정되겠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대선 이후 정책 변화 여부 등도 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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