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정품” 무신사, 법적 대응 예고
크림 “가품 맞다” 기존 입장 고수
일각선 “브랜드사의 가품 근절 노력 필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네이버 계열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이 짝퉁(가품) 명품 티셔츠 진위를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무신사는 진품을 주장하는 반면 크림을 가품이라며 평행선을 걷고 있다.
회사의 사업 명운이 걸려 있는 만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와 크림의 가품 논쟁은 지난 1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 럭셔리 전문 편집숍인 무신사 부티크에서 구매한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를 되팔기 위해 크림에 검수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크림은 검수를 통해 이 티셔츠가 가품이라고 판정하고 관련 거래 주의에 대한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크림은 “최근 에센셜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화이트 상품 관련 다수의 가품이 확인되고 있어 판매 등록에 앞서 주의가 필요하다”며 정품·가품 판단 기준 사진을 올렸다.
당시 크림이 가품의 예시 사진으로 무신사의 브랜드 태그가 달린 제품을 사용하면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무신사는 모든 에센셜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에센셜 공식 판매처인 팍선 및 명품 감정 서비스 레짓 체크 바이 씨에이치(레짓), 한국명품감정원 등 국내외 전문기관에 정품 여부를 의뢰했다.
팍선과 레짓은 정품이 맞다고 했고 한국명품감정원은 동일 제품마다 개체 차이가 있어 이를 가품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며 판정불가 의견을 내놨다.
무신사 측은 “브랜드의 정·가품 진위 여부를 판가름 하는 것은 해당 브랜드의 고유 권한”이라며 “제품 유통과정에서 권리가 없는 중개 업체에서 자의적 기준에 근거해 검수를 진행하는 것은 브랜드의 공식적인 정품 인증 단계와 엄연히 다르며 공신력이 없다”고 밝혔다.
크림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계 검수 플랫폼 NICE,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스니커덩크의 운영사 소다와 무신사가 의뢰한 레짓에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을 받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크림 측은 “사용자 보호를 위한 리셀 플랫폼 사업자의 노력을 브랜드사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활동으로 폄훼하는 주장에 대해 같은 리셀 플랫폼 사업자로 무척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무신사와 크림의 가품 논쟁은 결국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무신사는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업무방해·명예훼손 혐의 적용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 역시 신뢰와 사업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한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업계에서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명품·리셀 시장에서 가품을 팔았다는 게 드러나면 사실상 시장 퇴출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양측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플랫폼에서 가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랫폼 뿐 아니라 브랜드사에서도 가품 근절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사에서 제품별로 QR코드,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서도 "가품이 늘어날수록 진품 가치가 높아지고 가품 소비자 역시 잠재적 소비자로 인식하다보니 브랜드사에서는 가품 근절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브랜드사도 적극적으로 가품 검수, 처벌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