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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 "비인기 부문 시상은 녹화로"…떨어지는 시청률에 본질 잃은 오스카


입력 2022.03.10 14:20 수정 2022.03.10 14:2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시청자를 우선으로 쇼를 역동적으로 이끌어가야"

오스카 음향 기사 톰 플라이시먼 AMPAS 탈퇴

성별, 인종 등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며 과거의 오명을 벗고 의미 있는 시상식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오스카가 정작, 영화계 비주류는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일부 부문 시상을 생방송으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

생중계되는 시상식 전, 미리 상을 준 뒤 시상 장면을 생중계 때 녹화 편집본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해당 부문은 편집상, 음악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단편 다큐멘터리상, 단편 애니메이션상, 단편 영화상 등 총 8개 부문이다.


이에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MPAS) 회장 데이비드 루빈은 "오스카 시상식은 라이브 TV 쇼이며 우리는 시청자를 우선으로 쇼를 활동적이며 역동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며 떨어지는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지만 영화편집자협회(ACE), 영화오디오협회(CAS) 등은 이에 반발하며 철회를 요청했다.


또 오스카상 수상자인 음향 기사 톰 플라이시먼이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에서 탈퇴했다. 할리우드 영화계 일부 노조는 올해 시상식을 보이콧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청자는 985만 명으로 전년대비 58%가 급감하며 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과거부터 시청률 하락 문제를 겪어왔다. 긴 시상식의 시간과 예술에 초점을 맞춘 시상식의 색깔로, 시청자들은 조금씩 이탈을 하기 시작했다.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 ABC는 아카데미 측에 매년 75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 광고료로 총 1억 29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니 아직은 괜찮지만, 아카데미써는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면 중계권료를 유지 할 수 없게 된다. 재정의 상당 부분을 시상식 중계권료에 의지하고 있기에 시청률을 회복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불리며, 할리우드,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오스카 입장에서 시청률이 떨어지면 영향력은 축소되고 귄위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사실 지금과 같은 결정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촬영, 단편 영화, 편집, 분장 네 가지 부문을 광고 시간에 시상하는 걸 계획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영화인들로부터 반대에 부딪혔다. 쿠엔틴 타란티노, 스파이크 리, 마틴 스코시즈 감독과 로저 디킨스, 에마누엘 루베스키 촬영감독 등 40여 명의 명망 높은 영화인들은 아카데미 측의 결정에 반대 서한을 보냈고 결국 이 결정은 무산됐다.


영화는 다양한 작업의 조화를 통해 완성되는 예술 작품이다. 인기 배우나 감독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창조의 몫을 담당하는 이들 역시 성과를 모두에게 축하받고 기쁨을 누릴 권리가 있다. 오스카의 이 결정은 예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나 다름없다.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후보자(작)에서 다양성과 차별 금지의 메시지를 심으며 시대에 발맞춰 걸어가려는 오스카의 행보와 대비돼 아쉬움을 자아낸다. 누군가의 수고를 가볍게 여기면서 진행한 올해의 오스카 시청률은 어떨까. 계획대로 시청률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런 결정에도 불구 떨어지는 시청률을 막지 못하고 잡음만 남게되는 건 아닐지 올해 오스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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