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중대형 타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형 대비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데다 공급물량이 적어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12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총 16만3102가구다. 이 중 중대형(전용 85㎡초과) 물량은 1만4879가구로 9.12%에 불과했다.
10년 전인 2012년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공급 비율이 32.30%인 것과 비교하면 물량이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11.61%)까지 두 자릿수를 나타내던 중대형 물량은 2017년 8.11%로 떨어진 이후 줄곧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공급 비중을 보면 2019년 6.75%, 2020년 6.36%, 2021년 9.12% 등이다.
아파트값이 지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소형 면적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서다. 건설사들도 개발부지가 한정적인 수도권 일대에 중소형 물량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세금 부담이 더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까지 맞물리면서 더 넓은 공간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 중대형 물량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
부동산R114 자료를 통해 최근 1년간('20년 2월~'21년 2월) 수도권 면적별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 상승폭을 살펴보면 중대형(전용 85㎡ 초과) 아파트값은 1억5462만원(11억5560만원→13억1022만원)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형(전용 60~85㎡ 이하)은 1억1768만원, 소형(전용 60㎡ 이하)물량은 9385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F15블럭' 전용 59㎡B 평균 매매가격은 2월 현재 8억7000만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7억3500만원) 대비 18.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용 108㎡의 매매가격은 31.30%(11억5000원→15억1000만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형 타입 대비 12.95%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 자이 2단지'의 중대형 타입의 가격 상승률도 뚜렷하다. 전용 59㎡A 평균 매매가격은 올 2월 기준 16억2000만원 정도다. 지난해 2월(15억원) 대비 1억2000만원 올랐다.
반면 전용 101㎡A는 같은 기간 3억7500만원(20억원→23억7500만원) 상승하며, 2배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는 "수도권 지역 청약규제로 인해 추첨제 비율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쏠림 현상이 나타나자 그 여파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중대형 아파트로 수요가 유입되는 데 반해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실거주와 투자 모두를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중대형 아파트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36층, 12개동, 전용 84~165㎡, 1319가구 규모다. 이 중 절반 수준인 632가구가 전용 85㎡ 초과 물량으로 구성됐다.
㈜신영은 경기도 파주시 운정 3지구 A42 블록에서 '신영지웰 운정신도시'를 분양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20층, 7개동, 전용 84~100㎡, 총 60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274가구가 중대형 물량이다.
제일건설은 이달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AB18블록에서 '제일풍경채 검단 2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17개동, 전용 74~110㎡, 총 1734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537가구가 전용 85㎡ 초과 물량으로 공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