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켜라' 지지자 결사보위…집단행동 나서
특정 의원 향해 원색 비난도 '쓰레기짓', '수박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지자들이 '총공격'이라는 이름으로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 세례를 퍼붓고 있다. 특정 내용의 문자를 일정 시간에 일제히 보내는 방식이다. 문자는 주로 '이재명을 지키라'라거나 이 고문과 다른 계파의 의원들을 원내대표로 뽑지 말라는 내용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 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 '잼칠라를 위한 두번째 문자총공'이라는 글이 등록됐다. 해당 글은 14일 오후 1시를 기점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켜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반복적으로 전송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 중에는 의원 개인을 겨냥한 내용도 다수 있었다. 특히 박광온 의원을 지목한 뒤 원내대표로 선출하면 안 된다는 문자를 보내야 한다고 적혀있다. 그러면서 친이낙연계 핵심 인물인 박 의원이 아닌 친이재명계의 박홍근 의원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지자들은 박 의원이 경선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을 제기해 이 상임고문에게 피해를 입혔고,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았지만 유세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박 의원에게 반감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이낙연 캠프에서 대장동을 먼저 언급해 본 선거를 패배로 이끈 책임 당사자 중 한명인 박광온 의원이 원내 대표가 된다면 더는 민주당을 지지 할 수 없을 것 같다. 원내대표로 박홍근 의원을 추천한다"라는 문구를 보내면 된다고 예시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여기에는 이를 동조하며 박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댓글도 다수 달렸다. 지지자들은 "썩을 인간 공보단장해서 한 것도 없고 쓰레기짓만", "대표적인 수박 의원" 등의 글을 적었다. 수박은 일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 호남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된 용어다.
현재까지 문자를 보냈다고 인증한 글만 수백건에 이른다. 해당 글에는 수백명에 이르는 민주당 의원들의 개인 연락처가 기재돼 있었는데, 실제 의원들의 개인 연락처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들은 이날 수십, 수백건의 문자를 수신했다고 전했다.
문자를 발송했다는 인증글도 수백 건이 게재됐다. 이들은 문자 발신 내역을 캡처한 사진을 첨부하며 "다음은 언제냐", "매일 보내면 좋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 고문의 패배가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지지자 분들의 마음은 이해를 한다"면서도 "다만 특정 의원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