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0%, 카카오 15% 연봉 재원 인상에 인건비 부담 가중
경기 둔화·엔데믹 영향에 커머스 등 성장세 둔화
블록체인·콘텐츠 새 성장동력 기대
국내 대표 빅테크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연봉 재원 인상을 결정하면서 1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정비용인 인건비 부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영업이익을 압박하고, 매출 성장세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두 빅테크 모두 블록체인, 콘텐츠 사업에서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글로벌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어 2분기 이후에는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1분기 매출액 1조8806억원, 영업이익 34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9.1% 늘어난 규모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2.4%,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매출 1조7525억원, 영업이익 16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3% 늘고, 영업이익은 4.8%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8% 줄고, 영업이익은 54.8%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두 기업 모두 전년 동기 대비로는 실적이 개선되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외형성장에 힘 입어 매출액은 증가하나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 등 수익성은 전년 대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올해 연봉 재원을 각각 10%, 15%씩 인상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 일제히 영업이익을 낮춰 전망했다. 네이버는 1분기 개발/운영비가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카카오는 1분기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하고, 연간으로도 신규 인원 충원과 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약 46%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력 충원과 인센티브 확대 정책으로 인건비가 늘어난 상황이다. 네이버 평균 임금은 2020년 1억247만원에서 지난해 1억2915만원으로, 카카오는 같은 기간 1억800만원에서 1억7200만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고정 비용인 인건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두 빅테크 입장에서는 임직원 처우 개선과 인재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IT업계가 연봉 인상 경쟁에 나서며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고, 핵심 인재인 개발자들의 이탈 방지를 위한 '당근책'이 필요하기 때문.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 ‘1784’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저희를 비롯해 IT기업들이 너무 지나치게 인건비 부풀리기에 나선 게 아닌 건지, 그러면서 비용이 지나치게 지출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며"IT인재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들에게는 연봉이 가시적으로 인상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궁훈 카카오 대표 역시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임직원들이 일하는 이유의 바탕에는 원초적으로 가면 스스로 배불리 먹고, 가족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의리나 애정이나 사랑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임직원들의 연봉이나 복리 후생에 대해서는 많이 신경쓰려 노력하는 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대대적으로 연봉 일괄 인상을 알리고 이를 '당근책'으로 제시하며 신사업 확대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대규모 인력 채용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가 두드러졌던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고, 1분기는 커머스, 광고, 핀테크 등 사업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도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신사업으로 발굴하고 있는 블록체인, 콘텐츠 사업의 고성장세가 지속돼 실적 반등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네이버는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를 통해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접목을 시도하고, 북미 시장에서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일본 웹툰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를 통해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경영권을 인수했다. 일본에서 웹툰 '픽코마' 뿐만 아니라 게임,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을 확대한다. 아울러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자회사 '메타보라'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보라',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는 계절적 비수기인 광고와 역기저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는 커머스와 달리 웹툰, 스노우 등이 포함된 컨텐츠 매출은 올해도 60%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네이버웹툰은 일본에서 최근 웹 망가 전문 업체 ‘이북재팬’을 인수하면서 21년 거래액 기준 일본에서 가장 큰 웹툰 플랫폼으로 등극했다”고 분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실적과 관련해 “단기 이익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으나 하반기부터는 신사업 수익모델 확대, 채널 커머스 연동, 콘텐츠 글로벌 진출, 블록체인 사업 본격화로 성장성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