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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배터리 걱정 없는 편안함”…샤오미 ‘레드미노트11’


입력 2022.04.17 07:00 수정 2022.04.15 16:29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67W 초고속충전기에 케이스·보호필름 ‘가성비’

‘카메라 OIS·노크온’ 기능 빠져…디자인 호불호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1 프로 5G’.ⓒ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67와트(W) 충전을 지원하는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1 프로 5G’(이하 프로 5G 생략)는 시몬스 침대의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처럼 배터리 걱정 없는 편안함이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샤오미가 지난 13일 국내 출시한 레드미노트11을 대여해 며칠간 써봤다. 갈수록 구성품 다이어트를 하는 애플, 삼성전자와 달리 대세를 거스르고 구성품이 알찬 덕에 상자부터 묵직하다.


레드미노트11은 5세대 이동통신(5G)에 퀄컴 스냅드래곤 695 칩셋을 달고 39만9300원으로 출시됐다. 그 가격에 초고속 충전기, 실리콘 케이스를 끼워주고 액정보호필름까지 붙여줬으니 샤오미가 늘 앞세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하나는 기가 막힌다.


단 구성품은 말 그대로 구성품일 뿐. 가장 궁금했던 초고속충전 성능부터 테스트해봤다. 샤오미는 이 제품을 공개하면서 5000밀리암페어시(mAh) 대용량 배터리를 지원하고 50%까지 충전하는 데 15분 걸린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1 프로 5G’.ⓒ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배터리가 39% 남은 상태에서 충전기에 꽂은 지 딱 10분, 잠깐 다른 일에 정신을 판 사이 순식간에 31%가 차올라 70%까지 충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에 출시된 동급 중저가 제품 중 이만큼 빠른 속도의 초고속충전을 지원하는 단말기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자랑할 만한 한 성능이다.


안전에 문제는 없을까 걱정됐지만 뒷면이 조금 따뜻해진 것 외에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 충전하면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구동하면 좀 더 뜨거워지긴 했지만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더 발열이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지금까지 레드미노트11을 수백만대 판매했는데 안전 문제는 전혀 없었다”며 “한국 출시를 위한 인증도 모두 받았다”고 자신했다.


충전 속도만 빠른 게 아니라 배터리 용량 자체가 커서 게임을 30분간 돌려도 5%도 채 닳지 않았다. 애플 ‘아이폰13 프로맥스’ 모델이 20W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는 점을 떠올리면 충전 하나는 동급이 아닌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1 프로 5G’.ⓒ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제품에서 배터리 말고는 큰 매력을 찾기 힘들었다. 특히 카메라는 스펙만 놓고 보면 후면에 삼성전자 ‘갤럭시S22’ 최상위 모델에 들어가는 1억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를 비롯해 800만 화소 초광각, 200만 화소 매크로 등 트리플(3개)카메라가 적용됐지만 실제 촬영 시 결과물이 기대 이하였다.


전작인 ‘레드미노트10’처럼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가 빠져서 줌(확대)을 했을 때 흔들림이 심하고 초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일상적인 촬영의 경우 카메라 자체는 피사체를 잘 잡아냈지만 결과물이 사용자의 움직임보다 한 템포 느리게 화면에 담겨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소프트웨어(SW) 최적화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이다.


120헤르츠(Hz)를 지원하는 6.67인치 대화면에 위아래 듀얼 스피커를 탑재해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활용도가 높았지만 스마트폰이 상향평준화된 요즘, 이 제품만의 특장점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요즘 웬만한 중저가 제품에도 다 들어가 있는 노크온(화면을 두드려 깨우는) 기능이 없다는 점은 특히 아쉬웠다. 바닥에 내려놓고 쓸 때 시간 등을 확인하려면 일일이 집어 들거나 버튼을 눌러야 한다.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1 프로 5G’.ⓒ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외관은 사용자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역이지만 세련된 인상은 없다. 각도에 따라 다르게 일렁이는 물결무늬는 수영장 바닥을 떠오르게 한다. 위아래 베젤 두께가 균일하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내부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은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아주 낯설고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는 친숙한 독자 ‘MIUI’가 탑재됐는데, 버전을 거듭할수록 전형적인 안드로이드에 더 가까워져서 적응만 하면 사용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샤오미는 한국 내 점유율이 미미함에도 근성 있게 새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샤오미는 그 이유에 대해 “기존 제조사들이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간극을 채우기 위해 스마트폰을 적절히 선택해서 출시하고 있다”며 “레드미노트11 역시 포지셔닝과 가격 측면에서 독특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샤오미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1 프로 5G’.ⓒ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LG전자도 철수한 판에, 삼성전자가 독식한 한국 시장에서 샤오미가 미약하게나마 ‘메기’ 역할을 해주는 것은 반갑다. 경쟁은 늘 소비자들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력과 별개로 중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은 샤오미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한국은 중저가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시장 중 하나다.


따라서 이번 신제품 역시 일상적인 사용보다는 서브폰 수요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레드미노트11이 가성비가 훌륭한 제품인 것은 확실하지만, 단순히 가성비만으로 탄탄한 자국 브랜드를 보유한 한국 소비자들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타깃 :

- 모바일 게임 자동사냥 24시간 돌리는 분.

- 휴대폰 배터리 50% 이하로 떨어지면 불안증세가 나타나는 분.

- 애플 67W 충전기 가격 보고 눈을 의심함. 공식 홈페이지 정가 6만9000원.


▲주의할 점 :

- ‘그’ 브랜드.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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