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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배출한 성남, 아성 깨뜨릴 국민의힘 도전자는


입력 2022.04.15 15:21 수정 2022.04.15 15:21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초단체장이지만 상징성은 광역급

15년 간 민주당 텃밭, 이재명의 아성

지난 대선에선 75표 차…초접전 양상

은수미 불출마 ‘현역 프리미엄’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기초자치단체장이지만 상징성과 체급은 웬만한 광역자치단체장을 넘어서는 지역이 있다. 경기도 성남시가 대표적이다. 100만 명 가까운 인구를 자랑하는 거대도시이자 국내 IT 기업들이 위치한 판교 테크노벨리를 품고 있는 미래지향적 도시다. 무엇보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상임고문을 배출해 정치적 상징성도 크다.


전통적으로 성남시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다. 1995년부터 실시된 총 7번의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두 차례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대엽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자가 당선됐다. 특히 2007년 재보궐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 이후 15년간 민주당은 단 한차례도 성남시장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대 대선을 기점으로 판세가 달라졌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성남시 득표수는 30만8,047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30만7,972표로 차이는 75표에 불과했다. 전통적 강세 지역이던 수정구와 중원구에서 이 후보가 앞섰지만, 분당구에서는 윤 후보가 압도하면서 결과는 백중세였다. 자신의 안방에서 일격을 당한 셈이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가 지난 대선의 연장전 성격을 띠면서 성남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재명 마케팅'을 벌이는 민주당 후보들과, '이재명 지우기'를 외치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각축전이 시작됐다. 이 고문의 안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성남시는 그중에서도 이재명을 지키겠다는 민주당과 상대 본진에 깃발을 세우겠다는 국민의힘이 치열하게 맞붙는 최전선이 될 전망이다.


전체 구도는 확실하지만 후보들의 윤곽은 아직 안갯속이다. 국민의힘 6명, 더불어민주당 7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은수미 시장이 부정채용 의혹에 연루되며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현역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7명, 국민의힘 6명 예비후보 등록
민주, 곧 심사 착수…이재명계 김병욱 차출설
국힘, 김민수·신상진·장영하 3파전 구도
(왼쪽부터)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한 김민수 예비후보, 신상진 예비후보, 장영하 예비후보 ⓒ뉴시스

먼저 민주당에서는 권락용 전 경기도의원, 박영기 정책위 부의장, 윤창근 성남시의회 의장, 이대호 경기도당 미래준비특별위원장, 정윤 문재인 후보 경제산업특보, 조신 전 성남중원 지역위원장, 최만식 전 이재명 후보 선대위 조직본부 부본부장 등이 경기도당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별개로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재명계 김병욱 의원(성남 분당을)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자들의 개인 역량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시즌 2이고, 성남시에서는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도덕성, 민주당 정체성, 경쟁력 순으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중앙당 전략공천위원회가 결정할 사항이지만, 김병욱 의원의 전략공천도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라고 했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의 발걸음은 조금 더 빠르다. 이미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 심사를 끝냈으며 이르면 다음 주 초 경선 후보가 확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민수 20대 대선 경기도 공동선대위원장,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 신상진 전 국회의원, 이기인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 수석대변인, 이윤희 재단법인 한국자전거산업진흥협회 이사장, 장영하 윤석열 선대본부 국민화합위원장 등 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민수·신상진·장영하 예비후보 간 3파전이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 후보의 경우 다선·중진의 경륜과 안정감이 장점이라면,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예비후보는 이 고문과의 대립각을 세우기 가장 적합한 후보라는 이점이 있다. 김민수 예비후보는 40대로 상대적으로 젊다는 것과 지역 밀착 활동이 강점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을 파헤치며 인지도를 쌓았던 이기인 예비후보도 주목되는 인사다.


여론조사 추세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후보만을 대상으로 실시했을 경우에는 신상진 후보가, 여야 전체 후보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김민수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모노리서치가 국제뉴스 의뢰로 지난 4~6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 적합도는 신 후보 20.7%, 김 후보 17.1%, 장 후보 13.7% 순이었다. 없음 19.7%, 잘 모름 응답은 15.2%였다.


반면 데일리리서치가 중부일보 의뢰로 2~4일 실시한 여야 성남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김 후보 17.6%, 장 후보 16.0%, 조신 민주당 예비후보 13.4%, 신 후보 13.0%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6~27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김 후보 21.3%, 신 후보 14.2%, 조 후보 12.7%, 장 후보 6.8% 등 순이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성남시장 선거를 이길 수 있다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 확보는 물론이고 민주당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재명 심판'이라는 공중전도 치르면서 지역 경쟁력을 바탕으로 표심도 확보할 수 있는 후보를 성남시민께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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