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보상 방식’ 수수료 개편…고팍스도 고심
이해관계 복잡…일괄 수수료 인하 어려움 따를 듯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중심으로 수수료 개편 카드를 고민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수수료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업비트와 빗썸 등 대형 거래소에 집중돼 있는 거래량을 어느 정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수료의 경우 은행과의 이해관계와 시장 상황 등 고려해야 될 사안이 많은 만큼 단기간 내에 모든 거래소가 개편에 나서는 데에는 제한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은 지난 21일 수수료 개편안을 내놨다.
코빗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이용자들이 수수료를 지불하기만 했던 기존 구조에서 탈피해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메이커 인센티브, 데일리 보너스 두 서비스를 기획했다. 두 서비스를 통해 지급받은 KRW 포인트는 원화로 교환할 수 있다.
같은날 원화거래 사업자 수리를 받은 고팍스 역시 보상 방식을 포함한 수수료 개편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준행 고팍스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합리적인 수수료 마련,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업계 내 공정한 경쟁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중소 거래소들을 중심으로 수수료 개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는 대형 거래소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서비스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가입자수에서 절대적 열세를 보이다 보니 수수료 인하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모든 거래소가 수수료 개편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은행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소가 독단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 이같은 이유로 수수료를 개편한 코빗과 신규 원화거래 시장에 진출한 고팍스를 제외하고는 수수료 개편에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은 특별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수수료 수익 대비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실명계좌 발급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현재 거래소들은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은행에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즉 은행 입장에선 거래소들이 수수료 개편을 명목으로 실명계좌 수수료를 줄이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급격히 줄어든 거래량도 수수료 개편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거래량이 줄며 매출 자체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선 수수료 개편은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트코인 총 거래대금은 2조4200억달러(한화 약 300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개편은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답을 내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특히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최근의 상황을 보면 극적인 수수료 인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4대 암호화페 거래소들은 거래금액의 0.15~0.2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하루 거래량(7일 기준)이 약 4조원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이용자들은 하루에 평균 70억원(0.175%)의 돈을 수수료 명목으로 거래소에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