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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에 경험 못한 고금리…2030 영끌족 '불안감' 확산


입력 2022.04.28 06:24 수정 2022.04.27 18:29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기준금리 인상 기정사실화, 상환부담 배로 늘어날 듯

아직 '매도' 타이밍 아냐…"상승 기대감에 버틸 것"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금리인상이 지속되면서 영끌족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

2030 영끌족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당분간 반등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서다.


특히 '고금리'는 이들에겐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영끌족들이 패닉바잉에 휩쓸려 시장에 진입할 때만 해도 기준금리는 0%대로 초저금리 시대였다. 지금과 그때와 비교하면 매달 갚아나가야 할 금액은 적게는 수십만원이 늘어났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푸르지오 전용면적 84㎡B형은 17일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의 직전 실거래가는 2월 거래된 12억7500만원으로, 두 달 새 2억원 이상 빠진 셈이다. 지난해 신고가인 13억6500만원과 비교하면 2억95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강서구 등촌동 부영 전용 80㎡형은 9일 지난해 9월 종전 최고가 11억3000만원보다 2억9000만원 하락한 8억4000만원에 팔렸다.


노원구 하계동 극동·건영·벽산 전용 53㎡는 지난 18일 6억4000만원에 매매됐는데, 이는 직전 신고가 대비 65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이 외에도 서울 외곽에선 하락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 내 관망세가 짙어지고, 집값이 약세를 보이자 2030 영끌족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에 신용대출까지 무리하게 돈을 빌려 집을 샀지만, 수익 실현이 불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집값이 올라주지 않으면 가계 부담이 커진다. 이자 비용이 그대로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는 인상기에 접어들었다. 영끌족에게는 '고금리' 시대는 경험해 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다. 주로 이들이 한창 매입에 나섰던 시기는 2020년과 지난해로 이때는 0%대의 저금리 시대였다. 패닉바잉 열차에 올라탈 수 있었던 것도 저금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지금의 금리인상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금리인상을 부르는 물가는 거침없이 뜀박질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10년 3개월 만에 4%를 넘어섰다.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도 4% 혹은 4%에 가까운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7원 오른 1261.5원에 출발했다. 환율이 장중 1260원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3월24일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 추가 상승은 기정사실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0.5%포인트 인상하는 일명 '빅스텝'을 시사했고, 신임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물가 상승, 성장 둔화가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며 금리 인상을 선호하는 '매파'의 관점에 섰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폭에 더해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이 연이어 이어지면 상환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끌족들이 당장 매도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은 정체되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불안은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직 투자심리가 살아있고, 언제든지 다시 치고 오를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은 버티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도 "윤석열 정부 들어 규제 완화로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매도하려고 해도 보유기간이 짧아 세율이 높게 적용돼 팔 수도 없는 상황이다. 빚을 더 내서라도 최대한 버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집값 하락이 한동안 지속된다면 영끌족들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인만 소장은 "결국 관건은 집값의 향방"이라며 "조정이 6개월에서 1년 간 지속된다면 영끌족들도 집을 던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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