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와 대화하며 책을 빌리고 자신의 이야기도 나누는 문턱 낮은 문화공간”
“농촌 지역이라 주변에 마땅한 휴식 공간 없어…쉬러 오셨다가 책 읽는 경우도 있다.”
“우리 도서관은 가까운 폐교를 활용한 공공도서관 ‘김해 지혜의 바다’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주촌면의 유일한 도서관이었다.”
지금은 12만 4116권의 장서를 보유한 공공도서관이 ‘김해 지혜의 바다’가 있지만, 지난 2019년 11월까지만 해도 주촌면의 주민들은 주촌디딤돌작은도서관을 통해 책을 열람하고, 또 대여를 했었다. 미처 대형 공공도서관이 들어서지 못한 면 소재지에서, ‘유일한’ 도서관으로 자리하며 주민들의 아쉬움을 해소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작은도서관은 건물 면적 33㎡, 도서관 자료 1000권 이상, 열람석 6석 이상만을 갖추면 설립이 가능하다. 이에 규모 면에서는 대형 공공도서관과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설립이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다.
주촌디딤돌작은도서관처럼, 지방 소도시, 또는 읍면소재지에서 지역 주민들의 유일한 도서관이 돼주기도 하고, 또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아파트 주민들의 친근한 접근을 유도하면서 공공도서관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다올책사랑방 작은도서관 김은정 관장은 “작은도서관은 아파트 단지 내 등 그곳 주민들과 밀접한 곳에 위치해있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방문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며 자연스럽게 독서 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이 작은도서관만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장소만이 아닌, 때로는 영화관이 되기도 하고, 각종 강의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면서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히기도 한다. 나아가 지역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 제공의 역할도 하면서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 중이다.
경북 영양군에 위치한 수비면 작은도서관 관계자는 “이곳은 농촌 지역이라 주변에 마땅히 휴식 공간이라고 할 만한 곳이 없었다. 어른들도 종종 들르시지만, 학생들도 버스를 기다리다가 잠깐 들르기도 한다. 그러다가 오신 김에 책을 이용하기도 하신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휴식 공간의 역할이 더 크다”라고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주촌디딤돌작은도서관 관계자는 해당 도서관에 대해 “사서와 대화하며 책을 빌리고 자신의 이야기도 나누는 문턱이 낮은 문화공간이다.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고 프로그램에 바로 반영이 가능하며, 도서관을 이용하다가 자신의 재능을 재능기부로 강의할 수 있고, 독서 동아리가 봉사활동까지 할 수 있는 곳”이라며 “더불어, 마을돌봄(마을학교), 디지털 배움터로서 가장 가까이에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라고 역할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작은 도서관은 다양한 역할들이 합쳐져 이뤄지는 것이다. 때로는 강의장이 되기도 하고, 영화관이 되기도 한다. 식당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생동감이 있고, 역동적인 것이 작은도서관”이라며 “무엇보다 공동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이제는 국, 영, 수와 같은 과목 성적만 높여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의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것의 경험을 키워주는 곳이기에 그 역할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직접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며 또 다른 순기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김 관장은 “작은 도서관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시던 봉사자들이 강사로 데뷔를 하기도 한다. 중국어 교사를 했던 분이나, 미술에 재능이 있는 분들께서 우리 도서관을 도와주시던 중, 관련 사업에 선정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강의까지 하시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4~5명의 인적 자원이 발굴된 바 있다. 지역 주민들과 같이 커가는 것이 작은도서관의 또 다른 장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