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4%대 가볍게 넘어설 듯
추경호 “4%대 물가 상승률 당분간 지속”
통계청 “상당폭 오름세 지속 가능성 아주 높아”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대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발언한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4%대를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100)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면서 9년 8개월만에 3%대로 올라선 이후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3월엔 4.1%로 올라서 4%선을 돌파하고, 지난달 4.8%를 기록한 것이다.
소비자 물가가 2개월 연속 4%대를 나타낸 건 2011년 11~12월 이후 10년 4개월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등 공업제품이 1년 전보다 7.8% 올랐다. 이는 2008년 10월(9.1%) 이후 최고치다. 에너지 비용이 크게 오른 영향이 컸다. 휘발유는 28.5%, 경유는 42.4% 자동차용 LPG가 29.3%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약 10년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서자 유류세를 20% 내린 바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7월 31일까지 3개월 연장하고, 인하 폭도 20%에서 30%로 확대하기로 해 이달 1일부터 적용됐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 유류세 인하 정책을 국민이 직접적으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추 후보자는 2일 인사청문회에서 정부 유류세 인하 조치에 대해 “유가 상승기에는 국민 체감 정도가 약할 수 있다”면서 “세금으로 인한 유가 하락 요인이 현장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불신이 있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인하 조치가 유통 단계에서 전달되는지 관계부처와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너지 비용 뿐 아니라 전기·가스·수도, 농축수산물 등도 일제히 올랐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전기와 가스, 수도 물가는 6.8%가 올랐는데, 특히 전기료 물가 상승률은 11%에 달했다. 전기와 가스는 올해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지속적으로 물가를 끌어 올릴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농축수산물도 수입 소고기가 28.8%, 포도 23%, 닭고기는 16.6%가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에 우크라사태 까지 겹치면서 대외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상당폭의 오름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