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따뜻해진 날씨에 배달 수요 감소
배달비·수수료 불만도 최고조…“수수료 정상화 등 수익 다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큰 호황을 누린 배달앱 시장이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배달비와 배달 수수료에 대한 불만에 더해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따뜻해진 날씨 여파로 야외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배달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앱 주요 3사의 이용자(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는 총 1855만2775명으로 전달 같은 기간 대비 21.2% 감소했다.
배달 수요가 줄어든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업계 간의 출혈경쟁 영향이 크다. 지난 2019년 쿠팡이츠가 배달원 한명이 한 건의 주문만 처리하는 ‘단건 배달’을 앞세워 무섭게 치고 나오자 배민도 가세하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배달앱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했고 특히 기본 배달비에 추가 요금을 얹으며 라이더 확보 경쟁에도 열을 올렸다.
업계 간의 치열한 단건배달 경쟁에 따른 라이더 부족 현상이 배달비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여기에다 라이더의 고용보험 도입도 배달비 인상 요인으로 손꼽힌다.
작년 7월에는 산재보험이, 올 1월부터는 고용보험이 의무화되면서 매월 산재 보험료(3만원 정도)와 사업주와 라이더가 각각 매출의 0.7%를 고용보험료를 내야한다.
최소 주문금액, 배달비 등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면서 ‘탈(脫) 배달’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올 1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배달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배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서울시민의 절반 이상(52.3%)이 ‘배달음식·배달비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특히 10명 중 3명은 최근 배달비 인상으로 배달서비스 이용빈도가 줄었다고 답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엔데믹 단계로 접어들면서 배달 음식 수요가 줄어들며 배달업계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적자를 감수하고 외형성장에 주력했던 배달앱도 생존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역대 최대 매출에도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템에 따르면 지난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액(별도 기준)은 2조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3% 증가했다.
반면 흑자 규모는 582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었고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는 757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도 라이더·고객 확보에 적극 나선 만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최근 수수료 및 배달비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그간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수수료를 정상화시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5년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게 된 요기요 역시 GS리테일과 협업은 물론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를 앞세워 엔데믹 시대를 대응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앱 관계자는 “최근 배달 수요가 줄어들건 사실이지만 4~5월은 배달 비수기에 해당한다”며 “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라이브 커머스 확대는 물론 여행, 호텔 등과 제휴를 맺는 등 수익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